school/you (j&h)

[학교2013][지훈x하경] 그건 너. 9

april_m 2013. 1. 31. 13:00




시끄러운 전화벨 소리가 하경을 깨운다 
알람인가 싶어 머리맡의 휴대폰을 더듬더듬 찾아 분명 무음을 눌렀는데도 계속 울린다 
아직 잠에서 덜 깬 채 억지로 눈을 뜨고 휴대폰을 본다 


하아. 

액정에 뜬 이름을 확인한 하경은 몸을 일으켜 세워 간신히 침대 위에 걸터앉으면서 내키지 않는 듯 전화를 받는다 

- 네 엄마 
- 너 왜 이렇게 연락이 안되니? 어제 밤에도 전화 안받고 아침에도 연락 달라고 남겼는데 전화 안와서 얼마나 걱정했는 줄 알아? 

목소리가 꽤 다급한 것이 여러번 전화를 하셨던가보다 
하경은 아직 무거운 머리를 억지로 굴려 어제 밤의 행적을 기억해낸다 
회사에서 아이템 회의를 마치고...정리를 하고... 아 그리고 선영이가 배고프다고 해서 맥주를 한잔 했던가... 머리가 지끈한다 

- 좀 바빠서 연락, 봤는데 못했어요 

하경이 잠긴 목소리로 대답한다 

- 어제도 야근한거야? 니네 회사는 대체 뭘 하길래 그렇게 매일 야근이니? 
- 좀 바빠요 
- 집에는 왜 안오니? 너 집에 들린지 한달 넘었어 

건조한 하경의 대답에 전화기 건너편 어머니는 서운함을 드러낸다 

- 다음주에 갈게요 
- 하경이 너 지난주에도 그렇게 말했거든? 대체 엄마가 딸 얼굴을 보여달라고 사정해야하는거니? 
- 바빠서 그래요 
- 아니 그렇게 바쁘다 소리만 하고 대체 시집은 언제갈거야 

이거다. 집에 별로 가고 싶지 않았던 이유 
대답하지 않는 하경에게 다시 한번 수화기 건너 어머니가 채근한다 

- 너 이제 서른이야 언제까지 일만 할거야 만나는 사람은 있니? 없으면 선이라도 보든가 

머리가 다시 지끈거린다 
하경은 한숨을 내쉬며 말한다 

- 언니 결혼해서 잘 살잖아요 오빠가 손자도 안겨드렸고. 저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 
- 또 그 소리. 네 언니나 오빠는 하는 걸 왜 너는 안하고 버티고 섰어. 내가 어디 마음이 놓이겠니? 널 혼자 두고 간다고 생각하면? 

나이 드셨는지 요즘 부쩍 전에 없던 약한 소리를 하신다 
하경은 다시 머리를 짚는다 

- 알았어요 우선 이번주엔 집에 들릴게요 
- .. 그래 그때 얘기하자 
- 네 들어가세요 엄마 저 출근해야해요 

개운하지 않은 전화를 끊고 하경은 습관처럼 TV를 튼다 
시끄러운 아침방송 소리가 작은 원룸을 채운다 
가십거리 기사를 놓고 패널들이 떠들석하게 떠드는 걸 뒤로 하고 
하경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몇시인가 시간을 확인하려보니 선영의 카톡이 도착한다 

[쏭선배 어디예요?] 
[나 상수] 
[아직 집이예요?! 팀장님이 찾으세요 빨리 와요] 
[왜? 나 어제 밤 샌 거 아시잖아 같이 새놓고] 
[선배 그 아이템 갑자기 투자심의 올라간대요 패키징 때문에 회의해야한다고 빨리 오시래요] 

아이템.... 그거 이제 초고 겨우 나온건데 
아직 배우도 결정 안 된 건데 투자심의라니 

[갑자기 무슨 일이야] 
[대표님이 가벼운 아이템 좀 보자고 그러셨대요 우리꺼 중에 선배꺼가 젤 가볍잖어] 

아 다시 머리가 아프다 
하경은 괴로운 듯 머리를 부스스 뒤집어버린다 

[알았어 지금 갈ㄱ] 

답을 하려는데 TV에서 익숙한 이름이 튀어나와버린다 
문자를 쓰던 손가락이 멈춘다 

잊었다. 너의 영화. 개봉했으니. 그래. 네 이름이 나오는게 당연한데. 


하경은 TV를 끄고 천천히 일어난다 

서른,에는 
사랑, 보다 
생존, 이란 단어가 앞선다 

그래 생존. 

지금 당장 회사로 뛰어들어가지 않으면 팀장이 하경의 생존을 위협하려고 할게다 
설마 지각 좀 했다고 자르지야 않겠지만 한동안 괴롭힘은 당하겠지 싶어 
하경은 머리를 질끈 올려 묶고 준비를 서두른다 
급하게 세수를 마치고 수건을 아무렇게나 걸어두고 
옷장에서 대강 어제 입었던 게 아닌 옷을 찾는다 
세탁기를 돌렸어야했는데 요즘 바빠서 집안일을 소홀히 했더니 흔한 스타킹 찾기가 어렵다 
하경은 괜시리 화가 난다 

아니다. 

하경은 혼자 고개를 젓고 끓어오르는 화를 가라앉힌다 

우선은 출근. 




하경이 도착하자마자 팀장의 눈총을 받으며 시작한 기획회의는 
점심을 샌드위치로 때우고도 세시를 훌쩍 넘겨서야 끝났다 

- 그럼 여기까지 된거 작가한테 전달해서 수정하고 
  수정고 나오자마자 심의회 날짜 잡을테니까 그렇게 알고 준비하고 
- 네에...... 

한숨이 푹 나온다 
얼른 샷 추가한 커피라도 원샷해야 살 거 같다 
하경은 어깨 위에 곰세마리를 얹어놓은 것 같이 몸이 축 처져서 주섬주섬 정리한다 

- 그리고 수정고 나오면 캐스팅 진행 준비하고 
  메인 캐릭터라도 미리 컨택해서 들어가면 좋으니까 
  누구 생각해놓은 배우라도 있어? 

팀장이 불쑥 하경에게 묻는다 

- 뭐 그래도 청춘로맨스니까 요즘 좀 핫한 배우들 쓰면 좋지 않을까요? 이십대 초반에 
- 그런 애들이 어디 흔한가? 티켓 파워도 있어야 하고.. 
- 최대한 찾아보구요 없으면 오디션 해야죠 뭐... 그렇다고 이십대 후반, 삼십대 배우를 교복 입혀서 쓸 수는 없으니까 
- 그럼 선생님 배역이라도 좀 쎈 배우 캐스팅 해야하는거 아냐? 
- 그럼 좋죠 

하경과 팀장이 이리저리 배우들을 대입해보는데 불쑥 선영이 끼어든다 

- 이지훈 어때요? 김샘 역에 

화이트보드를 지우던 하경의 손이 덜컹 한다 

- 걔가 하려고 하겠냐 그래도 벌써 주연이 세작품짼데 성적이 나빴던 것도 아니고 
  김샘은 조연이야 주인공 아니고 

- 아 그래도 지금까지 계속 학생 역 했으니까 이제 제 나이 찾고 싶을 수도 있잖아요 
  연.기.변.신! 뭐 이런거 

- 선영. 너무 사심 들어간 캐스팅 아니야? 

하경이 조용히 옆에서 자료를 챙기며 말한다 

- 아 뭐 어때요~ 이럴 때 아니면 언제. 그리고 우선 던져보기라도 할 순 있잖아요오~ 

선영이 말끝을 늘이며 팀장과 하경을 번갈아본다 

- 알았어 알았어 그쪽 기획사에 신인 시나리오 줄 때 이지훈도 얘기 꺼내볼게 
  백프로 안한다고 본다만 

팀장이 귀찮다는 듯 핀잔을 주는데도 선영은 싱글벙글이다 
작게 하경에게 손가락으로 브이 까지 그려보이는 바람에 
하경도 피식 웃어버렸다    

- 그나저나 이부분 참 좋단 말이야 송피디 이거 누구꺼니? 송피디 아이디어야 아님 작가꺼야? 
- 어디요? 

앞으로 간담회까지 준비해야할 것들을 생각하는 하경의 대꾸가 퉁명스럽다 

- 이 부분 말야 한강 다리에 서서 두 주인공이 대화하는. 

하경의 얼굴이 확 붉어진다 

- 그거 송선배 꺼잖아요 트릿에도 있던 설정이었는데 완전 설명만 봐도 솨솨솨 소름이 쫙~ 
  선배 글도 잘 쓰는거 같은데 이참에 시나리오도 써버려요 피디도 하고 작가도 하고 좋네 


그건 너와의 기억. 

하루나 이틀 길어야 일주일이라고 생각했던 너의 변화는 흔들림없었고 
늘 맨 뒷자리에서 잠을 자던 너의 눈은 어느새 가끔 뒤돌아 힐끔 바라볼 때마다 빛났다 
부러웠다 그 눈빛이 
자신이 길을 선택한 사람만이 갖는 열정. 
차마 의심하지 못했던, 엄마가 가라는 그 목표를 향해 꾸역꾸역 걸어가던 나는 네 눈을 보면 부끄러웠다 
내 눈을 보면 너 가짜지? 라고 말할 것만 같아서 네 눈을 피했다 


잊고 있었던, 묻어버렸던 기억속 지훈의 눈을 떠올린 하경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이제 기억을 꺼내서 생계를 위해 팔아도 아무렇지 않은 나이. 
제 자신이 부끄럽다 이제와. 

기나긴 아이템 회의 끝까지도 결국 뾰족한 결론이 나오질 않아서 
팀장이 날카로워진 채로 불편하게 갔던 회식에서 
가볍게 던진 아이디어였다 

언젠가는, 이라고 마음 저 구석에만 담아뒀던, 
고등학교 시절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이리저리 각색해서 만든 로맨스물 
요약하면 불량 소년과 모범생 소녀의 첫사랑 이야기에 개과천선 스토리 라서 
진부하기 그지 없다, 스스로 판단하고 꽁꽁 묻어뒀던 이야기였는데 
그걸 덥석 팀장이 발전시켜보라고 할 줄은 몰랐더랬다 
그래도 그러다 결국 엎어질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이렇게까지 와버렸다 


회의실을 나오며 조금 멍해있는 하경에게 선영이 작게 속삭인다 

- 선배 미리 축하해요 프로듀서 데뷔 
- 응? 
- 이거 통과되면 선배 상업영화 데뷔작이잖아요. 삼년만에 크레딧이라니 엄청 빠른거 아녜요? 맨 앞에야 팀장님 들어가겠지만 그래도 
- 아... 그거야 나중 일이고.. 
- 그래도 엄청 흥분되지 않아요? 결국 선배도 자기 영화 만들고 싶어서 하는 거잖아요 

자기 영화. 

반짝거리는 눈으로 오히려 자신이 흥분해서 말하는 선영을 보며 
왜 영화 일을 하기 시작했는지 까마득한 기억이 떠올라 하경은 아찔해진다 


두달 넘게 잠도 거의 자지 않고 유학 준비를 한 하경은 
합격 통보를 받자 마자 도망치듯 떠나 보스톤에 도착한 그날 
짐을 채 풀지도 못하고 차가운 침대에 쓰러져 그대로 꼭 한달을 앓았다 

그래도 배는 고프고 잠은 오더라 
인간은 결국 그렇게 살게 되더라 

그렇게 내내 틀어박혀 혼자 앓고 난 하경은 
이미 시작된 학기의 수업에 들어가는 대신 한달 만에 짐을 쌌다 
혼자 들 수 있는 정도로 단출하게 꾸린 짐만 두고 나머진 도로 모두 서울 집으로 보내버린 뒤 LA로 떠났다 

그리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자신도 보스톤 텅빈 방에 혼자 앉아 울지도 웃지도 않고 그저 멍하니 벽만 바라보는 긴 시간을 지나기 전에는 
설마 자신이 이걸 전공하게 될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영화 프로듀싱 과정에 입학했다 
그때는 그것만이 하경이 살 수 있는 유일한 끈.처럼 보였다 
짐이 한국에 도착한 뒤에야 하경이 보스톤에서 사라졌다는 걸 안 부모님은 발칵 뒤집혔고 
LA에서 영화 공부하겠다는 이야기에 이번엔 깊은 침묵에 빠졌다 
결국 네 마음대로. 대신 원조는 없다. 란 말에 하경은 묵묵히 자신이 지훈과의 언젠가를 위해 미친 듯이 일해서 모아뒀던 적금을 털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아르바이트와 수업에만 매달리면서 하루를 48시간처럼 살았다 
그렇게 물먹은 솜처럼 늘어져서 돌아오면 아무 생각없이 잠에 빠졌고 다시 미친 듯한 일상.이 반복되었다 
한국에 돌아와 꽤 큰 영화사에 들어가서도 생활은 마찬가지였다 
반복되는 일상. 그리고. 잊었다. 
잊었다고 생각했다. 어느새. 

너의 곁에, 
아주 멀리지만 너와 같은 세계에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그러다보면 
어쩌면 한번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우연인 듯 한번은 

그런 기대도 했다 

5년. 

5년이면 긴 시간, 이다 
스물 다섯,에는 절박했던 것들이 
서른,에는 더이상 아무렇지 않게도 된다 
스물다섯에는 죽을 것 같던 일도 
서른에는 '누구나 가슴에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상처'가 된다 

죽어도 놓을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기억도 
일상에 바래고 희미해진다 
때때로 놓쳐도 괜찮아진다 

세상에는 날 살게 한다 생각했던 그것보다 더 크고 무서운 일상이란 존재가 있다는 것을 
하경은 바로 앞에 닥친 일을 해내기에만도 벅찬 삶에 오래 시달리고 나서야 깨달았다 

시간이 지나면 잊혀진다는 말은 
그건 정말 사라지는게 아니라 
더 무거운 현실로 덮어버린다는 의미 라는 걸 

처음엔 그저 네 곁에 있고 싶어서 
그 후엔 생각보다 재능도 재미도 있어서 
그리고 지금은 그저 왜 내가 여기 오기로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일상 


하경은 문득 부끄러워진다 

열아홉의 나는 그 기억을 팔아 먹고 사는 지금의 날 보면 뭐라고 할까 
열아홉, 열정이 가득한 눈으로 미래로 달려가던 너는, 
이렇게 너와의 기억까지 그저 에피소드로 팔아치운 날 보면 뭐라고 할까 





일찍 가서 좀 쉬고 내일부터 달릴 준비하라는 팀장의 당부를 뒤로 하고 
하경은 집으로 돌아와 가방을 내던지고 침대에 쓰러져버린다 
아침부터 머리가 복잡하더니 지금도 머리가 지끈거린다 

아침부터 일진이 좋지 않았어 

하경은 혼자 중얼거려본다 

아침부터. 

아니다 어제 밤부터. 
어제 밤 지훈의 문자를 받고 난 뒤부터. 

한국에서 지훈이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소식이 어렴풋이 들려올 때마다 
한번쯤 지훈이 자신을 찾아주지 않을까 가느다란 기대도 걸어보았다 
그리고 그때마다 결국 떠나온 건 나였다. 란 걸 
그러니 지훈이 자신을 찾을 이유가 없다는 걸 깨달으면서 조금씩 하경은 실망에 익숙해졌다 
잊었던 기억들이 쌓여서 터질 기회만 노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갑자기. 지훈의 인터뷰를 보고.. 
홍수에 둑 터지듯 기억들이 한꺼번에 덮쳐왔다 
쓰나미처럼 몰려든 기억이 자신을 함락시킨 그날 하경은 미친 척하고 문자를 보내버렸다 
회의에 참석해있으면서도 내내 핸드폰에서 신경을 뗄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몇시간이나 지나 답문이 도착했을 때, 

실망했다? 
아니 안도했다? 
저 깊은 곳에 잊고 싶었지만 놓지 못했던 희망이 사라지는 걸 느꼈다 


지금이라면, 조금 달랐을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면 널 놓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때 무서웠던 일들이 이제 무섭지 않으니까 
그때 너무 커보였던 것들이 이제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때 난 널 잡고 함께 갔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지나간 일에 [만약] 이라는 단서를 붙이는 건 무의미하다는 걸 알면서도 
이렇게 무방비하게 있다가 지훈의 이야기를 접하게 될 때면 
그런 생각이 머리 한쪽 끝을 끈질기게 잡아당겼다 

다시 핸드폰을 만지작거린다 

[잘 지내?] 

질문에 질문으로 답하다니 비겁해 이지훈.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다 
더이상 그때의 커보였던 일들이 무섭지 않았지만 
이제 하경은 다른 것이 무거웠다 


여기까지. 

하경은 천천히 삭제 버튼을 눌렀다 




- 이거 어디 꺼냐? 

쌓여있던 시나리오 더미 앞에 매니저와 둘이 앉아 뒤적뒤적 내용을 검토하던 지훈이 
한참 쥐고 있던 시나리오 하나를 들어 보이며 물었다 

- 뭐요? 아 그거요? 왜요 관심있어요? 근데 그거 형 하기엔 나이가 좀 어리던데 

지훈은 다시 시나리오 앞에 첨부된 제안서를 넘겨본다 

○ 남주인공 : 10대 후반(20대 초반 남배우) 

- 근데 이게 나한테 왜 왔어? 
- 그거 처음에 주인공 아니고 선생님 역할로 제안온거라 실장님이 황당해서 거절했는데 
  거기 담당자가 한번 읽게만이라도 해달라고 그랬대요 

재호의 설명을 귀로 흘려들으며 지훈은 다시 한번 시나리오를 읽는다 

데자뷰. 인가 

등장하는 씬들이 어디선가 꼭 한번 본 것만 같다 
10대 로코물이라서 여자 주인공 시선으로 진행되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지훈은 꼭 자신이 거기 서 있었던 것만 같다 

- 선생님 역이라고? 

뭘 또 다시 묻는냐는 듯 재호가 대강 고개를 끄덕여보인다 

남자 주인공을 붙들어 결국 변화시키는 선생님도 남자이긴 하지만 어딘가 정인재 샘 같고 
주인공을 괴롭히다가 결국 지지해주는 친구들도 오정호랑 이이경 같다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저 학생물에 자주 등장하는 설정들일 뿐이다 
어찌보면 클리셰 덩어리인, 그래서 평소라면, 그냥 넘겨버렸을 이 시나리오가 
왜 이렇게 마음에 걸리는지 모르겠다 

멍하니 다시 시나리오를 찬찬히 읽던 지훈이 
옆에서 다른 시나리오를 넘겨보고 있던 재호에게 말한다 

- 이거, 제작사 미팅 잡아줘 
- 형님 그거 하시게요? 
- 우선 만나보고. 얘기가 좋네. 

할말만 마치고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방으로 들어가버리는 지훈을 
재호는 이상하다는 듯 바라보다가 실장에게 전화건다 


 




9화 쓰면서 이틀 동안 내내 들었던 노래. 
이승환씨 버전도. 에일리 버전도 좋더라구. 
아마 이 노래의 영향도 있지 않았을까 싶어 9화는 - 

나냔은... 태어나길 다크한가봐-_- 
얘네 대체 언제 다시 만나니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