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ool/you (j&h)

[학교2013][지훈x하경] 그건 너. +3

april_m 2013. 2. 7. 21:00



- 뭐하냐 지금? 

지훈이다 
하경은 갑자기 긴장이 풀려 조수석에 무너진다 

- 겁도 없어 아주 이 시간에 혼자 돌아다니고 

누가 할 말을! 지금 내가 왜 놀랐는데! 

- 새벽에 끝났으면 당연히 남자친구한테 전화를 해야지 왜 혼자 그러고 있어? 

먼저 가버렸으면서 

- 너 설마 내가 먼저 갔다고 생각한거야? 그럴 리가 없잖아 이럴 때 아니면 단 둘이 있기 힘든데 

간다는 말이 없긴 했지만 그럼 기다린다고 하던가 
괜히 억울하다 
하경의 입술이 비죽 나온다 

대답없이 삐죽거리고 있는 걸 발견한 지훈이 하경의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린다 

아 왜! 

- 너 지금 삐졌어? 진짜 삐져야하는 건 난 거 같은데? 

뭔 소린가 싶어 고개를 돌리자 다짜고짜 입을 맞춘다 
놀라 탁 밀쳐내니 지훈이 장난기 반 서운함 반 섞인 눈으로 바라본다 

- 송하경 넌 동창이랑 이런 것도 하냐? 

그제야 무슨 말인지 알겠다 
섭섭했구나.... 
다시 만나기 시작했을 때부터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어했던 지훈에게 절대로 공개는 불가.라고 한 건 
그래, 지훈을 위해서 라고 말했지만 자신이 이지훈의 연인.으로 주목받는게 싫었던 탓도 컸다 
호기심으로 볼 사람들 시선도 싫고 특히나 같이 작품을 하게 되면 혹시나 배우 빽으로 피디 됐다더라 하는 소문이 돌게 될까도 겁났다 
하지만 자신 때문에 지훈의 존재를 숨겨야하는게 섭섭했겠다 생각하니 마음이 안 좋다 

- 미안, 아깐... 좀 놀라서... 

중얼중얼 조심스레 사과하는 말에 스륵 마음이 풀리려는 저가 세상에서 젤 팔불출이다 
지훈은 짐짓 진지하게 묻는다 

- 그나저나 내가 이상형이 아니면 누구야 니 이상형? 

뭐야 그 말도 들은거야? 

- 그... 그때는 너 만나기 전이야 너 다시 만나기 전에 선영이가 물어본건데... 

선영이 이 기집애는 괜히 쓸데없는 소릴 해가지구 
애써 변명을 하는데도 지훈은 영 풀린 기색이 아니다 

- 그럼 나 니 이상형 아닌 거야? 그러면 지훈이는 슬퍼요 ㅠㅠ 

갑자기 우는 시늉을 하는 지훈이 당황스럽다 
얘 진짜 왜 이래 오늘... 

- 이지훈..... 자꾸 그러면 나 내린다.... 

정색하는 목소리에 겨우 가짜 울음을 멈춘다 
황당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는 하경의 눈에 미안함이 섞여 있다 
좀더 놀려줄까 했던 지훈은 역시 그만두기로 한다 
섭섭해하느라 시간 보내봐야 저만 손해다 

- 에이 뭐 어떠냐 내 이상형이 송하경인데 

자신을 바라보는 하경의 손을 꼭 붙든다 
그리고 바보처럼 씨익 웃어준다 
방금 울던 시늉을 하던 지훈이 갑자기 웃으니까 얼떨떨하다 
다양해서 지루하진 않다마는...... 

- .... 지훈아.. 나 진짜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 우리 안 만난 동안... 너 되게 느끼해진거 알어..? 
- 느끼하다니, 다정한 거지 

헐 -_- 

아무 대답이 없는 하경의 손을 만지작거리던 지훈이 입을 연다 

- 흥수 형이 그러더라고 
- 흥수 ... 형? 
- 우리보다 나이 많은 거 몰라? 형 맞잖아 

지금도 박흥수를 형이라고 부르는 줄은 몰랐다 
하경은 언젠가부터 늘 말없이 강주 옆에 있던 흥수를 떠올린다 
강주와는 썩 서로의 연애 얘기는 나누질 않아서 흥수가 지훈에게 무슨 말을 했을지 짐작이 안된다 

- 일단 그렇다치고 박흥수가 뭐랬는데 

- 여자는 사랑을 먹고 자란다고 

- .... 뭐? 
- 이강주 예뻐진거 봐라 그게 진리라니까 

기껏 배워왔다는게 그런 거냐 
큰 깨달음이라도 얻었다는 듯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지훈을 보니 픽 웃음이 난다 
왜 그렇게 다시 만난 후로 무조건 져주면서 틈만 나면 자신을 자꾸 조물락거렸는지 알겠다 
그래 뭐 그런 단순한 가르침도 실천하는 게 장하다 

- ... 난 원래 예쁘니까 안 그래도 돼 

괜히 쑥쓰러워져서 잘난 척하는 말로 얼버무려본다 
그런 하경의 마음을 다 안다는 듯 씩 웃는게 마음 들킨 것 같아서 민망하다 

- 물론 지금도 어마어마하게 이쁘지 아까도 딴 놈들이 자꾸 눈독들여서 내가 아주 불안해죽겠더라 
여기서 더 가면 감당이 안될 거 같긴 한데, 

지훈이 한쪽 팔로 의자를 짚으면서 조수석 쪽으로 확 몸을 기울여서는 흠칫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서는 하경에게 얼굴을 들이댄다 
그리고 깊게 키스 한다 
하경을 온통 삼켜버릴 듯 해서 정신이 혼미해졌을 때쯤 지훈이 입술을 떼더니 만족한 듯 웃는다 

- 그래도 이런 얼굴은 나만 보는 거니까 

하경의 얼굴이 확 붉어진다 
이렇게 지훈에게 매달리고 있는 자신이 어떤 표정일지 상상도 안된다 
그런 하경을 예뻐죽겠다는 듯이 바라보던 지훈이 다시 다가온다 

- 너, 진짜 예뻐 

- 말만 .. 흡... 잘해.. 진짜.. 

- 무럭무럭 자라라 송하경 내가 매일 예뻐해줄게 

- ..너.. 진짜.... 느끼해... 

- 그래서, 싫어? 

- 아니... 좋아... 





- 남우조연상은, .... 이지훈씨, 축하드립니다 

- 우와 선배, 받았어요 이지훈 배우! 

사무실에 틀어놓은 TV로 시상식을 보던 선영의 호들갑에 모니터 화면에 빨려들어갈 기세로 일에 파묻혀있던 하경은 힐끔 고개를 든다 
화면 속에서 훤칠하게 턱시도를 차려입은 지훈이 무대에 올라서고 있다 

누구 남친인지 멋있네... 
축하문자 보내야겠다... 

영화 개봉과 종영 이후에도 하경에겐 다음 작품 준비가 기다리고 있어 계속 바빴고 
기획서 때문에 전날 밤을 새고 출근한지라 시상식이 있는 날인 건 알았지만 좋은 일 있을 거야,란 문자만 겨우 보낸게 맘에 걸린다 

오늘은 좀 일찍 정리하고 집에 가서 기다렸다가 끝나고 뒷풀이 없으면 만나자고 할까.... 
라고 생각하며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데 지훈이 막 수상소감을 시작한다 

- 먼저 이렇게 의미있는 작품으로 의미있는 상 받을 수 있어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 지금도 학생들 인생의 조연으로 학생들의 삶이 빛날 수 있게 이끌고 계시는 모든 선생님들을 대표해서 연기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특히 말도 지지리도 안 듣던 제가 이렇게 선생님을 연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이끌어주셨던 정인재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강선생님 질투하지 마세요 (웃음) 

- 감사드릴분이 너무 많은데요 까칠한 저를 받아주는 저희 소속사 식구들, 
배우 이지훈을 유지하게 도와주는 저희 스탭들, 이렇게 좋은 작품을 제안해주신 제작사 대표님, 
좋은 영화 찍어주신 감독님과 모든 스탭분들, 정말 저를 선생님처럼 따라주고 좋은 연기로 함께 임해준 
우리 두 주연 배우와 모든 배우 분들 감사합니다. 

- 아, 오늘도 자기 자리에서 열심히 인생을 살고 있는, 저의 든든한 지원군 순수오이지 멤버들 고맙구요, 

- 마지막으로 제 인생의 최대 투자자, 사랑하는 제 연인에게 이 상을 바칩니다 

- 사랑한다 송하경 


....... 


분명 꽤 많은 사람들이 야근하고 있었는데, 
시끌시끌하던 사무실에 먼지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 것 같은 정적이 흐른다 

빠르지만 급한 티가 나지 않는 속도로 노트북 전원을 끈 하경은 아무 말 없이 부스스 가방을 챙겨 일어난다 
이미 다음 시상으로 넘어간 TV화면에서 여전히 눈을 떼지 못하고 있던 선영이 그때서야 비로소 입을 뗀다 

- 선배.... 지금.... 저거..... 

아무 말도 못 들었다는 듯 하경은 빠른 걸음으로 선영을 스쳐 지나간다 

- 나 퇴근한다 내일 봐 

- 선배! 


선영이 부르는 소리가 비명처럼 따라온다 

내일 출근 못할지도 모르겠다 
하경은 입술을 잘근잘근 깨문다 


이지훈, 너 진짜! 





[너지금어디야!!!] 

분노를 가득 담아 메세지를 보냈는데 답이 없다 
포털사이트에 접속해보니 자신의 이름이 이미 실시간검색어 1위 등극, 못 산다 정말 
트위터랑 다 탈퇴해야하나 어쩌지 망설이고 있는데 

카톡이 뜬다 

[나 니네 집 *^0^*] 

해맑다 해맑아 

니가 거긴 왜 있어! 
소리라도 버럭 지르고 싶다 
이렇게 대형 사고 쳐놓고 바로 호랑이굴로 스스로 걸어들어오다니 살려두지 않으리 다짐한다 

택시까지 잡아타고 초고속으로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확 열고 들어가니 
소파에 지훈이 TV에서 본 턱시도 차림 그대로 앉아 있다 

- 어 왔어? 

저 태평한 태도 좀 보라지! 
오는 내내 사람들이 다 자신만 바라보는 것 같고 수근거리는 것 같아서 신경쓰여 죽을 것 같았던 하경은 
지훈의 여유로운 미소에 더 화가 난다 

- 너 뭐야! 
- 뭐가? 
- 갑자기 그렇게 말해버리면 어떻게 해?!!!!! 
- 갑자기 아닌데? 

너무 당당한 지훈의 태도에 하경은 혼란스럽다 

- 니가 영화하는 중에는 방해된다고 말하지 말자며. 이제 촬영도 끝났고, 상영도 끝났고, 게다가 상까지 받았고. 더 말 안 할 이유가 없잖아 

그래 그렇게 말하긴 했다 

- 나 진짜 오래 참았다 너 누가 채갈까봐 불안해하기도 이제 싫고 
언제까지 말 안하려고 했는데? 너 혹시 나 그냥 잠깐 만나다가 차려고 그랬어? 

아니.. 그런 건 아닌데... 
뭔가 상황이 역전 된 것 같다.. 하경은 할 말이 없다 

- 나 사람들 눈치보는 거 싫단 말이야 

그래도 역시 짚고 넘어가야겠다 싶어서 하경이 좀 누그러진 어조로 말한다 

- ... 나랑 결혼하면 계속 겪어야할 일이라.. 이런거 감당하게 해서 미안해... 

응? 

- 그래도 너 일반인이니까 기사도 내지 말라고 요청했고 지금 아마 보도자료도 나갔을거야 

지훈이 미안하다는 듯 조심스레 말한다 
하지만 그보다 뭔가 지금 엄청난 이야기가 지나간거 같은데.... 

- 결... 혼...? 

더듬거리며 하경이 묻자 오히려 지훈이 더 의아한 표정이 된다 

- 응. 너 나랑 결혼, 안 할거야? 

아니 뭐 안한다는 건 아닌데 딱히 할거란 생각도 아직은...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를 들은 하경의 머릿속이 온통 뒤엉킨다 
그런 하경을 바라보던 지훈이 심각해진다 

- 나 그래서 오늘 얘기 한건데? 이제 슬슬 준비해야할거 같아서 

뭐야 그게! 

황당한 얼굴로 확 째려보니 지훈은 더 당황한 것 같다 

- 아씨.. 이건 나중에 정식으로 하려고 했는데... 

지훈이 주섬주섬 구석에서 뭔가 꺼내더니 화난 표정으로 계속 서 있는 하경 앞에 무릎 꿇는다 

- 나는 널 다시 만날 때부터 생각해왔지만, 넌 아직인 거 같으니까 

지훈이 손에 쥐고 있던 반지를 내민다 

- 하경아, 나랑 결혼해줄래?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가 싶다 
너무 기쁜데 너무 화나고 
반지를 내밀고 있는 지훈의 긴장한 표정이 너무 예쁜데 너무 짜증난다 
이런 걸 왜 혼자 결정하냐고! 
철썩같이 자신도 마음이 같을 거라 생각한 지훈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한참을 기다리게 한 뒤 마침내 하경은 지훈의 손에서 반지를 쏙 빼낸다 
그리고 무덤덤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 생각 좀 해보구 

지훈이 그제야 무릎꿇은 채 하경을 올려다본다 

- 생각? 
- 응 생각. 

간절한 지훈의 표정을 못 본 척하며 새침하게 소파에 앉는다 

- 니가 하는 거 봐서 괜찮으면 하구 

그렇게 나오시겠다. 

지훈의 얼굴이 순간 진지해진다 

- 꺄아..ㄱ 야.. 너.. 이거.. 반칙.. 

확 덮쳐오는 지훈을 밀어내려 버둥거리던 하경이 어느새 잠잠해지고 새액 새액 숨소리만 불규칙하게 들린다 

- 이래도 .. 안 할거야..? 
- ..하아... 보고.. 결정한다니까.. 

지훈의 목에 팔을 두른 채 할딱거리면서도 끝까지 승낙을 안 하는 게 오히려 하경답다 싶다 
원하는 대답을 듣는 대신 하경에게 공들여 더 몰입한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겨우 숨을 쉬고 있는 하경에게 숨을 불어넣듯이 입술에 대고 속삭인다 

- 나 이제 우량주 된 거 같은데, 안 찾아갈거야 니 투자금? 

투자금..? 
하경은 놓치기 직전인 이성을 겨우 더듬어 단서를 잡아낸다 

- 으응... 얼만데 이제... 
- 한 백배? 찾아갈래? 
- 응... 

마치 여기 있지 않은 것 같은 나른한 목소리 
늘 반듯하고 똑부러지는 하경이 자신 앞에서만 이렇게 무방비해지는게 
너무 신기해서 지훈은 입술을 떼고 하경의 얼굴을 만지작거리다 다시 키스를 퍼붓는다 

- 상환 기간은? 

계속해서 파고드는 지훈 때문에 정신이 흐릿해지지만 간신히 대답한다 

- 평생 




이것은 이 에피소드 구상했을 때 계속 들었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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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쓰다가 내가 속이 뒤집혀서 죽을 뻔 ㅠ 이거슨 무슨 셀프 염장질 인가! 
하지만 이것으로 지훈 * 하경은 행쇼하였습니다... 미션 컴플릿! 
이거 말고 하나더 갖고 있는 아이템은 너무 쓸쓸한거라... 나중에 나중에.... 생각나면 그때... 

저 떡밥은 꼭 회수하고 싶었다는..... 투자금...과 상환 기간 평생 -_-; 그냥 나냔의 로망..... 사실 당시 떡밥이라기보다는 그냥 딱 그 편에 끝내는 이야기였는데.. 이걸 쓰면서 그 말이 생각나더라고... 이왕이면 돌려주는 구조로 써보고 싶었다고 한다... 
이거 19금 아니지....? 쓰면서 혼자 약간.... 내가 썩었나.....?;; 
그래도 마지막이니까.. 얘네도 이런거 한번 써보고 싶었어...... 이때껏 너무 건전한 커플이라... 둘이 술을 먹길 하나... 

개인적으로 처음 써보는 소설? 팬픽? 이라... 이 커플링에 너무 애착이 갔어.... 
읽는 건 좋아하지만 써볼 엄두는 못냈는데..... 
나는 좋은데 냔들은 좋아해줄까.. 도 걱정했었고.... 
원래 8편이 마지막이고 완결성으로는 10편으로 딱 끝이다,라고 생각했지만(나냔은 지금도 8화가 제일 좋음... 그냥 혼자 젤 애착가는 편.... 딴 얘기들도 다 혼자 만족하면서 썼지만..) 
그래도 좋아해준 냔들 덕분에 더 확장해서 여기까지 썼어 고마워 진짜 
냔들도 즐거웠길 바래~!!! 나는 덕분에 너무 즐거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