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2013][흥수x강주] 그건 너.II.8
자신이 나오지 않는다고 정말로 강주가 그런 문자를 뿌릴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니었다
잠시지만 차라리 뭔 일이라도 진짜 있었으면 억울하지나 않겠다 싶기도 했다
물론.... 강주라면...충분히... 그런 문자를 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그보다는 다만 제가 뭐라고 그렇게까지 말도 안되는 문자를 보내면서까지 끌어내려고 하는지
그 마음에 응해주는 것이 예의라는 생각에...
아니다 다 핑계다
그저 강주의 얼굴을 한번 더 보고 싶었다
유리창 너머로 오늘따라 못 보던 하늘거리는 원피스를 입고 곱게 화장까지 한 강주가 눈에 들어온다
흥수는 그제야 제 차림을 내려다본다
강주의 문자를 받고 한 시간 넘게 망설이다가 결국 집에서 뛰쳐나온지라
옷을 갈아입거나 할 정신 같은 건 없어서 오전내내 자리에 누웠던 츄리닝이었던 걸 잊었다
오늘이 마지막으로 보는 걸지도 모르는데 좀 잘 입고 나올 걸 그랬다
후회하면서 저벅저벅 걸어가 건너편 자리에 털썩 앉는다
눈치 못 채길 바라면서 힐끔 강주를 보니 입을 꽉 다문 채 2주만에 보는 얼굴이 까칠하다
그래도 내 걱정을 하긴 했구나 하고 안도하는 스스로가 한심하다
- 가져 왔어?
자신이 자리에 앉고도 한참 아무 말 없던 강주가 낮은 목소리로 비로소 말을 한다
- 여기
흥수는 주섬주섬 뒷주머니에서 주민등록등본을 꺼내 준다
대체 이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대 충격의 "나 니 애 임신했다고 문자 돌린다"란 협박 문자에 바로 뒤따라서
나올 때 주민등록등본 3개월 이내 출력본을 들고 나오지 않으면
박흥수가 띠동갑이랑 바람나서 이강주 찼다고 정샘한테 일러버리겠다는 협박문자가 도착했다
띠동갑이라니, 초등학생이랑 바람났다 그러면 참이나 정샘이 믿어주시겠다 무리수도 어느 정도여야지 싶었지만
마지막 부탁일지도 모르는데 싶어 급하게 나오면서도 동네 주민센터에 들렀다 오는 길이었다
침묵 속에서 건넨 주민등록등본을 차곡차곡 접어 가방에 집어넣은 강주는
다시 팔짱을 끼고 흥수를 가만히 쏘아본다
- 왜 연락을 안 받은 거야?
- 그냥
흥수는 시선을 돌리며 대답한다
- 이제 내가 싫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 나 보고 얘기해. 내가 싫어지면 똑바로 얘기해달라고 했잖아
- 그래
아무런 감정도 담지 않고 흥수가 대답한다
여전히 강주를 바라보진 않는다
- 내가 왜 싫은데?
- ... 싫은데 이유가...
- 있어야 돼. 하나는 있을 거잖아. 모르는 거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라고 니가 그랬잖아 나한테
억지인 건 알지만 꼭 들어야겠다
고집스럽게 대답을 기다리는 강주를 그제야 한번 보고 흥수는 한숨을 쉬며 말한다
- 오지랖. 너 그렇게 사고치고 다니는 거. 싫어.
예상은 했지만 정말 그렇게 대답할 줄은 몰랐다
남순에게 들은 얘기로는 뒤로 더 붙어야할 말이 있을 것 같은데 다시 침묵하는 흥수가 정말 밉다
- 내가 오지랖이 넓어서 싫다고?
- 그래
무덤덤하게 긍정하고 시선을 돌려버린다
- 내 오지랖이 감당이 안 되서 싫은 건 아니고?
- 그것도 맞고
- ... 오지랖을 감당하기엔 불안해서 싫다고는 안해?
고남순 이 자식..
- 그것도, 맞아. 싫어. 내가 널 감당 못하는 거. 내가 약한 거.
끝까지 제대로 눈을 마주치지 않는 흥수 때문에 울컥한다
그렇게 나오시겠다
- 나 고남순이랑 키스했어
뭐라고?
놀란 흥수가 고개를 홱 돌리다
그럼 그렇지 란 표정으로 보고 있는 강주와 눈이 마주치고야 아차 싶다
-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에도 그런 표정이면서 뭐? 싫어졌어?
- ... 놀라서 그런 거야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다시 고개를 돌려버리는 흥수는 그러나 귓불이 붉어진다
미련한 것도 어느 정도여야지 누구더러 오지랖이 넓대!
갑자기 강주는 화가 벌컥 난다
- 웃기지마
조금 전까지 그렇게 침착하게 말하던 강주의 목소리에 분노가 가득해서
흥수는 움찔 놀란다
- 내가 그런다고 순순하게 아 네 그러세요 가세요 할 거 같아?
내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됐는데!
분명히 말하지만 나 원래 이렇게 오지랖 안 넓었어!
그게 무슨...
니가 언제 그랬냐고 너 원래 오지랖 넓었다고 항변하려다가 확 쏘아보는 강주의 불타는 눈빛에 밀려 아무 말도 못한다
- 나도 전엔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참견했어! 이정도 스케일이 된 건 다 너 때문이라고!
무슨 소리인지 황당하기 그지없다
대체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러는 걸까
- 니가 자꾸 나 받아주니까 그런 거 아냐! 내가 밖에 나가서 울고 들어오면 눈물 닦아주고 달래주고
잘한다 잘한다 니가 그래서 내가 자꾸 더 그러고 다니는 거잖아
니가 없었으면 나도 그렇게 사고 치고 안 다녀 맨날 받아주고 수습해주고 사고 치고 와도 괜찮다 한게 누군데
그럴 때마다 속이 얼마나 뒤집어졌는지 이 기집애는 대체 알기나 하는 걸까
온 동네서 상처 받고 돌아와서 저에게 꺽꺽 울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털어놓고 나서야
아 그래도 말하니까 좋다 하고 배시시 웃을 때 마다
이 작은 게, 저는 아까워서 잘 건들지도 않는 이 예쁜 게 아픈 게 안타까워서 얼마나 속이 탔는데
그리고 어떻게든 기운 냈으면, 웃어줬으면 해서 자신이 얼마나 노력했는데
이 바보같은 기집애는 대체 알기나 하는지 이제와 그게 다 제 탓이란다
- 니가 있어서, 내 뒤에 버티고 있는 걸 아니까 그런 거란 말이야
그래놓고 이제 와서 너 감당 안 되니까 나는 그만 간다 그러면 내가 놔줄 거 같아?
- 이강주
달래듯이 나즈막히 이름을 불러보지만
강주는 이젠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정도로 흥분했다
- 내 오지랖이 감당이 안되면 나 감당할만큼 니 오지랖을 키우란 말이야!
능력이 안되면 능력을 키우고 나 사고 치고 다니는 거 수습하느라 돈이 필요하면 돈을 벌어
내가 너 괴롭다고 그러면 놔줄 줄 알았어? 웃겨 진짜
남 이렇게 살게 만들어놓고 혼자 맘 편히 살려고 가버린다고?
절대 안 돼 아니 못 그래 내가 너 강제로 능력치 키워서라도 데리고 있을거야!
제 분에 못 이겨서 폭풍같이 쏟아내는 강주의 말이 들리기는 하는데 그러나 이해가 잘 안된다
얘가 지금 뭐라 그러는 거냐 혼란스러워 눈만 끔뻑끔뻑하는데
강주가 옆에 놓았던 큰 쇼핑백을 테이블 위에 턱 올려 놓는다
이게 뭐냐
어리둥절한 흥수의 표정에 강주가 퉁명스럽게 말한다
- 수능 봐 대학 가
갑자기 이건 또 뭔 소린가 싶어 쳐다보니 이번엔 저를 꼬아본다
- 왜 싫어? 그럼 취직해 기술 배우든가
- ...?
황당하다 갑자기 대학이니 취업이니
- 니 상황 불안해서 나 부담스럽다고 그만둔다는 거면
내가 너 부담스러울 정도로 업그레이드 시켜서라도 내 옆에 둔다고
택해 공부를 하든 취직을 하든 뭘 딴 걸 하든
노력도 안 해보고 안 되니 어쩌니 그러면, 그땐 진짜 죽여버린다
당황한 마음에 쇼핑백을 펼쳐본다
혼자 어떻게 들고 여기까지 왔나 싶게 문제집이 가득하다
이걸 다...
- 6개월 바짝 해서 수능 봐 그리고 대학 가 방통대를 다니면서 돈을 벌든 그냥 대학을 가든
이미 생각 안 해 본 건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대학에 가서 졸업을 하고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어떨까 하고
하지만 벌써 스물 다섯이다 졸업은 언제 하고 자리는 언제 잡나
간다고 해도 등록금은 어떻게 할 거며 생계는 또 어쩌고
몇 년이나 걸리는 시간 동안 강주더러 기다려 달란 말을 할 수 있을까에 이르자
차마 선택할 용기가 안 났다
- ... 말이 되냐 내 나이가.. 졸업하면 서른 근천데... 그리고 등록금도
머뭇거리며 대답하는 흥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저가 이렇게까지 하면 수긍하는 시늉이라도 해야지 바보같으니
- 나 내년에 졸업이야 이제 돈 벌어 필요하면 내가 대줄게 나중에 갚어
- 뭐?
예상치 못한 말에 화들짝 놀란다
이강주가 오늘 저를 놀래 죽일 생각인가보다
- 왜? 내 돈 못 갚을까봐? 너 서른 살까지만 살다 죽을거야?
내가 너 그렇게 일찍 죽게 안 둬 일년에 십년씩 쳐서 평생 받아낼거야
- ... 너 내가 싫어진다던가 헤어진다는 가능성은 전혀 고려 안 하는 거냐
- 헤어지면 그때 한꺼번에 갚어 내가 싫어서 헤어져도 싹 다 일시불로. 그러니까 잘해
거의 너 나가 죽어. 수준으로 펑펑 구박하는 말들 뿐인데 왜 애절하게 들리는지 모르겠다
여기 뭐하러 나왔는지는 어느새 잊어버리고 슬쩍 옆으로 건너가
화를 내다내다 지쳤는지 급기야 훌쩍이는 강주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이 마음이 너무 커서 어떻게 밀어낼 수도 없다
그래도 멋쩍어서 괜히 한마디 덧붙여본다
- ...그래도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는 게...
- ...너 내가 젤 싫어하는 말이 뭔지 알아? 사랑하니까 헤어진다! 널 위해서 헤어진다! 그게 말이 돼?
그래 말이 안되지
내가 그런 말이 안되는 짓을 하려고 했지
네가 정신 번쩍 들게 하지 않았으면 그런 말이 안되는 짓을 정말로 했겠지 내가
어떻게 이런 이쁜 게 내 옆에 있을까 진짜
내가 진짜 전생에 덕을 많이 쌓았나 아니 나라라도 구했나
이강주 내가 너 진짜 책임진다....
쪽. 쪽. 쪽.
흥수가 강주의 얼굴을 꼭 잡고 구석구석 뽀뽀를 퍼붓는다
- 하지마 사람들 보잖아
- ... 누구 보라고 이렇게 예쁘게 입고 왔어?
얼굴이 발그레해져서 저를 밀어내며 투덜투덜 거리는 강주의 말은 들리지 않는지
그제야 강주가 입고 나온 원피스의 치마자락 매무새를 만져주며 다정하게 묻는다
그냥 오늘은 강주가 뭐라고 해도 다 받아줄 기세다
퍽.
별이 번쩍 한다
- 너랑 헤어질까봐 이렇게 입고 왔다 왜!
아침에 옷을 고르면서 혹시나 진짜 헤어지자 그러면 어쩌지
그래도 예쁘게 보이면 한번 다시 생각해줄까
만약에 정말 헤어지게 되면 이게 마지막인데 예쁘게 보여야지
울컥해서 울었던 기억이 다시 떠올라 강주는 있는 힘껏 흥수의 등을 내려친다
- 이씨... 한번만 더 헤어지자고 그러면 그땐 너 만날 때만 빼고 짧은 치마 입고 다닐거야 알았어?!
<후일담 1>
- 맛있는 거 사준다니까 겨우 라면이냐
- 나는 라면이 좋다니까 빨랑 끓이기나해
강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라면 물을 올리고
가져온 김치를 꺼내 담기 시작한다
고맙기도 하고 너무 부려먹었나 좀 미안하기도 하고 해서 맛있는 걸 사주겠다고 했더니
남순은 김치가 떨어졌으니 그냥 김치 싸들고 집에 와서 라면이나 끓여달라고 우겼다
그래서 남순이 알바를 쉬는 날 흥수와 라면을 사들고 남순의 집에 들린 참이었다
부엌에서 움직이고 있는 강주의 뒷모습을 유심히 보던 남순이 흥미롭다는 듯 말한다
- 근데 오늘 어쩐 일이냐 치마를 다 입고 오고
멈칫
자신은 그냥 처음 보는 강주의 모습이 신기해서 물어본건데
왜 강주 뿐 아니라 옆에서 무심히 만화책을 뒤적이던 흥수까지 동작을 멈추는 걸까
슬쩍 둘이 눈빛교환까지 하는 걸 보니 남순의 속에서 열이 난다
... 당연히 둘이 뭐가 있을텐데 물어본 내가 미친 놈이지
약간 붉어진 얼굴로 강주가 턱, 냄비를 내려 놓는다
- 여기 라면. 근데 진짜 라면으로 돼?
- 됐어 됐어 이거면 돼. 야 니네 집 김치 맛있다 니가 담근 건 아닐거고 니네 어머니 손맛 짱이시다?
에라 뭐 니네 일은 둘이 알아서 해라 싶어
젓가락을 들고 막 라면을 먹으려는데 갑자기 흥수가 시선은 만화책에 고정한 채 묻는다
- 근데 너 강주랑 키스 했냐?
풉
입에 물었던 라면이 도로 튀어나온다
- 야 이강주!
내가 그딴 소리 하지 말라고 기껏 도와줬더니!
확 노려보니 강주가 화들짝 놀라 손사래를 친다
- 나 아니야 나 아무 소리도 안했어
- 뭘 그렇게 놀라냐 아니면 아닌거지
남순은 당황스러워 죽겠는데 흥수는 다시 무덤덤히 만화책을 뒤적인다
- .... 나쁜 년....
저게 뭔 소리를 해도 했으니 저러겠지 괜히 떠볼까
억울해서 중얼거리니 강주가 그걸 듣고 쪼르르 달려간다
- 흥수야 고회장이 자꾸 욕해 혼내줘
어후 진짜.... 염장질은 늬들끼리 해라 제발...
힐끔 보니 또 좋다고 웃으며 강주를 달래고 있는 흥수가 눈에 들어온다
저 나쁜 노무 시키....
니가 지금 친구를 농락했냐... 여자한테 정신 팔려서...?
내가 다시 니네 커플 일에 끼어들면 사람이 아니다 -_-
<후일담 2>
- 어쩐 일이냐 박흥수
- .... 감사합니다.
- 뭐라고? 잘 안 들린다?
- 그날.. 고맙습니다.. 덕분에..
휴대폰 액정에 다시 뜬 흥수의 이름을 보고 이번엔 무슨 일인가 싶어 받았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인사한다
처음 듣는 흥수의 감사 인사가 간지럽고 우습다
- 뭐 잘 됐으면 됐고
- ...
- 할 말 다했으면 들어가라 다음에 이강주랑 놀러오고
- 저기... 샘..
우물쭈물하는 게 더 할 말이 남은 모양이다
- 왜?
- 저기... 지난번에... 그러셨잖아요 업그레이드 필요하면... 오라고...
허허 이놈
세찬은 헛웃음이 난다
그래 니가 어쩌니 저쩌니 해도 결국 이강주한테 잡힐 줄은 알았다만
고새 홀랑 넘어갈 줄은 몰랐구나..
- 그래서?
- 저기.... 저... 학원비 좀 깎아주실 수 있으세요...?
<(몇 년 후의) 후일담 3>
- 아 학교 좀 안 갔다고 수배를 내리는 게 말이 되요?
- 뭐가 말이 안되냐 니가 여기 지금 그렇게 잡혀왔잖아
- 제가 무슨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잖아요
경찰서 의자에 불량한 태도로 삐딱하게 앉아 있는 남학생의 불평을
귓등으로 흘려 듣던 흥수가 결국 한숨을 쉬며 파일을 책상에 탁, 내려놓는다
- 범죄, 저질렀지.
- 에? 제가요? 언제요?
황당하다는 듯 억울함을 호소하는 남학생을 지그시 바라보다 흥수가 입을 연다
- 강미르 너, 이강주 선생 알지?
- 우리반 담탱이요?
흥수의 미간이 팍 찌푸려진다
그때까지 나른하던 분위기가 험악하게 확 바뀌는 통에 앞에 앉아있던 미르가 움찔 자세를 고쳐 앉는다
- 니가 학교를 안 가고 사고를 치면 말이다... 다치는 사람이 있어요...
- ...?
- 니네 담임 선생님이 마음이 상한단 말이지... 그게 범죄다
- 아... 씨... 쓸데 없이..
- 그러니까 내일부터 학교 가라.. 집에 들어가고... 집에 못 가겠거든 잘 데 알아봐줄테니 지금 말하고
흥수가 다정해서 더 위협적인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이미 겁을 집어 먹은 미르는 그래도 티를 내지 않으려 애쓰며 버럭한다
- 아..아저씨가 무슨 상관이예요?!
하... 이게 순하게 말하니 못 알아먹는구만...
- 그.러.니.까. 니가 집에 안 들어가고 학교 안 가면 이강주 선생이 마음이 상하고 그래서 너한테만 신경쓴다 이 말이다
그래서 나한테 신경을 안 쓴다고! 란 말은 애써 꿀꺽 삼킨다
확 다가와서 뚫어지게 눈을 쳐다보는 흥수의 기세에 눌려 미르는 자신도 모르게 흠칫 뒤로 물러선다
- 내 여자 귀찮게 하지 마라... 또 수배령 내리지 않게 학교 곱게 나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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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공무원 커플이 된 흥수*강주는 동네 불량학생들을 선도하는 최강 콤비가 되었다고 한다!
는 해피엔딩?! (+일단 경찰도 공무원...)
이것이 바로
지훈*하경 커플이 서로를 배려한답시고 헤어져있는 동안 강주가 속 터져했던 이유... 강주는 그런거 이해 못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흥수가 라면가게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
라고 생각했어
무려 3편에 걸쳐 진행된 이 긴 에피를 처음 짤 때.... 이것 저것 아이디어들을 끄적여보는 노트에 나냔이 이렇게 썼더랬음
"이게 무슨 인간 갱생 프로젝트도 아니고 로코 쓰면서 애 인생의 목표까지 정해줘야 쓰겠냐!"
하지만 결국 정해주고야 말았다는거.... 질투 에피로 시작했는데.. 자꾸 이쪽으로 마음이 가더라고(그래서 7편에서 34벨이 흥수도 삶의 목표가 생겼으면 좋겠다고 댓글 달아줘서 좀 놀랐어 결론은 이렇게 내려고 하고 있었던거라서... 내 마음을 어떻게 알았지?!)
나냔에게 흥수는 그래도 마음이 넓고 오지랖도 넓고 남의 말도 잘 들어주고 남도 잘 이해해주는 성격이란 느낌이 있어서...
나중에 자신과 같은 애들을 챙기는 사람이 되면 어떨까 싶었거든... 경찰 중에 보호관찰담당이 있다고 하더라고... 스스로도 경험이 있으니까... 좋지 않을까... 소년범 보호관찰은 5년인가 별일 없으면 기록 폐기된다고도 하고... 면접에서 잘하면 문제 안됐으리라는 가정으로 써봤어.... 무리수인가... 약간 걱정은 되지만;
즐겁게 봐줘 :) 댓글 달아주는 냔들 늘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