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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quel of '비밀' ) 




[1995년 7월, 해태 입대 약 2개월 전] 



늘, 좋아했다 
이렇게 거실에 둘러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밤을 
웃고 웃고 웃는 동안 
무슨 이야기건 솔직하게 주고 받을 수 있었던 시간들 

그 수많은 밤들 


그리워질게다 

또다시 다가올 수많은 밤마다 
나는 이 순간들을 그리워할게다 




"그래도 섭섭다, 니 이래 갑자기 통보하믄" 
"그래, 가기 전 날 말하는 기 무슨 경우고, 니 이라기 있나" 
"죄송혀라 성님, 미안허다 나정아, 어쩌다 본 게 그래 됐구만" 




어쩌다 보니, 


라고 말했지만 


순천 집으로 영장이 도착한 건 벌써 한 달 전. 
휴학계를 제출한 건 그 직후. 
옷가지며 당장 필요없는 짐을 하나씩 집으로 보내기 시작한 건 2주 전 기말고사가 끝난 뒤부터. 


오늘 아침 마지막 짐을 부쳤고 
이제 남은 것은 옷가지 몇 개와 자질구레한 짐 뿐이다 
이대로 내려가서 순천 집에서 여름을 보내고 
그리고 바람이 차가워지는 가을, 

나는 입대한다 


그렇게 차곡히 준비해왔으면서도 
정작 떠나기 전 마지막 밤이 되어서까지도 
여전히 실감하지 못하는 내가 

어떻게 그 시간들을 다 설명할 수 있을까 
어째서 마지막 날인 오늘까지 그들에게 말할 수 없었는지 
어째서 계속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미뤄왔는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나는 그저 웃는다 


"삼천포는 오늘 집에 내리 갔제? 말했나? 난중에 들으면 섭섭다 할낀데" 
"말했어라, 섭섭다 않든디요" 
"맞나, 그래도 죽고 몬살드만, 따로 느그들끼리 환송회라도 했는갑제?" 
"뭐... 그랬지라" 


환송회,랄 건 없었다 
성균은 어쩌면 다시는 나를 보지 않으려고 할지도 모른다 
아니다 착한 그 녀석은 
다시는 내 얼굴 따위 보고 싶지도 않다는 듯 
내가 아직 잠든 새벽에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사라졌지만 
그렇지만 

아마 곧 내게 말을 걸어올게다 
언제나처럼, 
내게 화를 내고 멋쩍게 풀었던 언제나처럼 
한참을 혼자 고민하고 괴로워하다가 슬며시 내가 내민 손을 잡겠지 
하지만, 나는 이제 그에게 다시 손을 내밀 수 있을까 


"삼천포, 용케 비밀 지킸네. 우리한테 한마디도 않고 간 거 보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던 건,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기 때문. 


내가 어젯밤에야 비로소 말을 꺼낼 수 있었으니까, 


오늘 아침 삼천포 집으로 내려가기 위해 짐을 싸고 있는 뒷모습에 대고 
마치 고백이라도 하듯 서툴게 말했다 


나, 군대 간다. 


농담하지 말라는 듯, 내가 종종 짓궂게 놀리면 그랬듯이 
이번에도 속아줄 수는 없다는 단호한 표정으로 -ㅅ- 돌아본 성균은 


울었다 


내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서 
몇번이나 다시 내게 묻고 또 묻고 나서 


정말로 내가 휴학계를 냈고 
이제 집에 내려가서 여름을 보낸 뒤 
새학기가 시작하는 가을엔 입대를 할 것이고 
그래서 다시는 이 방에 돌아오지 않을 거란 걸 


다시 또 다시 확인시켜준 후에야 


나의 예민하고 까칠하지만 
그만큼 순진하고 착한 친구는 

울었다 


어째서 말을 하지 않았냐며 섭섭하다고 울었고 
갑자기 왜 군대를 가냐고, 안 가면 안되냐고 떼를 쓰며 울었고 
이제야 너와 지낼만한데 나는 이제 새사람을 어찌 들여서 지내냐고 
너는 왜 이제야, 모든 걸 결정한 후에야 말을 하냐고 
나는 너의 친구가 아니었냐고, 
어린아이처럼 계속 울고 울었다 

그래서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니 끝까지 말 안할기가?" 
"그래, 너 들어가는 건 다같이 가서 봐야할거 아녀" 


착한 녀석, 
쓰레기 성님의 말을 거드는 빙그레에게 빙그레 웃어준다 


"니 거그가 어딘 줄은 아냐, 엄청 멀어야,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디 혼자 잘 들어갈 수 있응게 걱정말랑게" 
"그래도 니가 우리 중엔 입대 첫 타자인데 응원 가고 싶어서 그런다, 왜" 


섭섭한 기색이 뚝뚝 묻어나는 
다정한 서울 머시매, 칠봉을 보고도 그저 웃어준다 


"아따, 됐당게" 
"그라지 말고 좋은 말로 할 때 그냥 말해라 그기 무슨 그래 큰 비밀이라고 말을 안하노, 
 그냥 언제 어디로 입소하는지만 말하믄 우리가 간다 안카나" 


까랑까랑한 성질머리,인 주제에 맘은 따뜻한 경상도 여성, 나정은 또다시 삐딱하게 나를 올려다본다 
심히 신경이 쓰일 때마다, 불편한 심기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까칠한 말투 
이제 저것마저 그리워지겠지 
나는 나정이 평소 내가 그러면 짜증내던대로 놀리듯이 장난스럽게 웃는다 

"싫어야, 느그들 보면 울 것 같단 말여. 사내 체면에 그래서 되간디? 
 부모님 모시고 가서 안 울라는 것만도 벌써 어째야 쓰나 싶은디 
 느그들 절대 올 생각 말어야" 


아까부터 가만히 대화를 지켜보던 쓰레기 형님이 
갑자기 쓱쓱 하고 나의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는다 


"이 자슥이... 비밀만 늘어갖고... 말 몬 할 게 그래 많드나" 



.... 말 못 할... 비밀. 


'쾌활하고 급우 간 리더십이 있음.' 


아마도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기록되었을 나의 행동발달 사항. 
언제나 나는 주도하는 쪽이었다 
켕길 것도 거칠 것도 없었다 
숨기는 것 따위는 없었다 
때로 지나친 솔직함이 화를 불러올 때가 있어도 
나만 당당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솔직한 것보다, 내 감정을 충실하게 토해내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은 없다고 
그게 최선이라고 나는 늘 확신해왔다 


하지만, 


말을 할 수 없어진 건 비밀이 생기고 나서부터. 
그 비밀이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난 뒤부터. 

마치 잘못 삼킨 생선가시처럼 
목에 걸린 그 말이 간질간질 아팠지만 

바로 그 가시 때문에 
뱉어낼 수도 삼킬 수도 없는 
인정할 수도 부인할 수도 없는 그 비밀 때문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어졌다 


아무 말도. 



나를 지그시 쳐다보는 쓰레기 형님의 눈빛이 안쓰럽다는 듯 흔들린다 
울컥, 가시가 튀어나올 것 같아져서 나는 눙치듯 능글맞게 씩 웃고 부스스 몸을 일으킨다 


"아따, 성님 지 얼굴 뚫어지겠어라, 암만 원하셔도 지는 남자는 별로랑게요" 
".... 어데 가노?" 


왁자하게 웃어버렸어야 할 농담이었는데 의외로 형님은 웃지 않는다 
괜한 농담을 던진 것에 머쓱해진다 


"형님 눈빛이 하도 그윽하셔서 술이 확 취하는구만요, 
 잠깐 술 좀 깨고 올랑게 느그들 술 다 마셔불지 말고 기다려야" 
"얼른 안 오믄 다 마시뿐데이" 
"아니다, 얼른 안 오면 벌주 먹인다" 
"아이고 나가 바라는 바이네, 잠깐만 기다리랑게, 오늘 확실히 마셔줄텐게" 


휘적휘적 마당으로 나가는 나에게 따라붙는 말들에 
여유롭게 대답을 해주고 현관을 나선다 

여름이지만, 밤공기는 아직 완전히 뜨겁진 않다 
아직은 보름이 되지 못한, 거의 차오른 달이 하늘에 걸려있다 
제법 청량한 초여름 바람이 불어온다 
그런데 나는 제대로 피울 줄도 모르는 담배 연기가 간절해진다 


담배, 배울 걸 그랬나 


멍하니 마당으로 내려가는 계단에 걸터앉아 있으려니 
어느새 마주잡고 있는 손을 만지작거리다 못해 쥐어뜯을 것 같다 
차라리 담배라도 쥐어져있었으면 나았을까 

군대 가면 다 담배를 배운다던데 
거긴 또 얼마나 답답한 사연이 많길래 그런 걸까 

멀리 뜬 달을 바라보며 멍하니 생각한다 



덜컹. 



제법 요란한 소리를 내며 대문이 열린다 
아부지가 들어오시는가 싶어 나는 부스스 계단에서 일어선다 

자박자박한 소리와 함께 계단을 올라온 것은 
예상했던 아버지가 아닌, 너다 

마당 끝에 앉아 있던 나를 본 너는 조금 놀란 듯 눈을 치켜뜬다 


"왔냐" 


어쩔 수 없이 먼저 인사를 건넨다 
나의 인사에도 대답없이 물끄러미 나를 보던 너는 퉁명스런 목소리로 묻는다 


"군대 간담서" 
"아...." 


어찌 알았을까, 하고 물으려다 
아마도 성균에게 들었으리라 짐작한다 
당연한 질문을, 나는 너에게 던질 뻔 했다 


"그렇게 되었구먼" 
"어디로 가는디?" 


모두가 궁금해하는 그 답. 
나는 아직 절대로 대답할 생각이 없는 그 질문. 


"말해주믄, 편지라도 쓸라고?" 


나의 질문에 너는 그저 큰 눈을 깜빡인다 


"나가 니한티 편지를 왜 쓴당가" 


그럼 그렇지, 
톡 쏘는 말에 나는 훗,하고 힘없이 웃어버린다 


"섭섭허네잉, 그래도 친군디 위문 편지 한 통 못 써준다냐 
 나는 니가 그리 매정한 줄은 미처 몰랐으야" 


어차피 알려줄 생각도 없었으면서 괜히 심통을 부려본다 
너의 미간이 곤란한 듯 찌푸려진다 
도로 계단 끝에 앉아버린 나를 마음에 들지않는다는 듯 한참을 내려다보다 불퉁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쓰면 되잖여, 주소나 불러봐야" 


훗. 


다시 웃음이 나온다 
이 가시내는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거다 
군대란 곳이 어떤 곳인지 
주소란 건 지금 가르쳐줄 수 없다는 것도 
내가 어디로 가게 될지 지금은 전혀 알 수 없다는 것도 
아니 입대장소조차 네게 가르쳐줄 생각이 없다는 것도 


"됐으야, 나가 니헌티 편지를 받어서 뭣하게, 이왕이믄 이쁜 가시내들한티 받아야제" 


약올리듯 배실배실 웃어보이는 날 보고 너는 짜증이 난 듯 꼭 쥔 작은 주먹을 바르르 떤다 
역시나 단번에 짜증을 내는 널 보면서, 예상에서 벗어나지않는 너의 반응에 나는 그저 웃는다 


그저, 


웃는다. 



"아야, 정대만이" 
".... 디지고 싶냐" 
"왜 좋구만 정대만, 딱 니 아니냐, 포기를 모르는 정대만" 
"....니가 군대 날짜를 받아놓으니 아예 실성을 했는갑서" 
"어이, 정대만이" 


계속된 나의 깐죽거림에도 너는 크게 심호흡을 하고 꾹꾹 눌러참는다 

나를 봐주는 이유가 뭘까 
이제 다시 보지 않을테니까? 
나는 너의 친구이니까? 
아니, 나는 성균의 친구이니까? 


"어이, 비밀 콜렉터" 


나의 새로운 호칭에 너는 인상을 찌푸린다 


"뭐여, 또 시비냐" 
"아녀, 궁금해서 글제, 니 요즘도 비밀 모으냐?" 


나의 말에 너는 입술을 삐죽 내밀더니 불만스레 대답한다 


"나가 알고 싶어 아는가, 느그들이 들키고 댕기는 걸 어쩌라고. 그랴서 나가 요즘 술 조심 하잖여" 


꼭 일년 전, 네가 모든 이를 경악하게 한 술버릇을 시전했던 그날을 떠올리고 
나는 프스스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는다 
그리고 가만히 널 올려다본다 
황당한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는 너를 
이제 언제 다시 보게 될까 이 얼굴을 


"나가, 비밀 하나 말해주랴?" 
"응?" 


불쑥 튀어나온 나의 말에 네가 당황한 듯 고개를 갸우뚱한다 


"엄청 큰 비밀인디, 알려주랴?" 


나의 머리와 가슴 사이, 목에 걸려있는 
이 간질거리는 비밀을 

나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고 물끄러미 네 얼굴을 바라본다 

당혹감 
호기심 
귀찮음 
기다림 

순식간에 몇 개의 감정이 네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동안 
그 감정들이 네 얼굴을 어떻게 바꿔놓는지를 보면서 
나는 이 순간의 너를 독점하고 있다는 것에 기뻤다가 
결국은 내 것이 아니란 사실에 슬퍼진다 


"아 뭔디, 말을 허든가" 


내 다음 말을 기다리던 너는 고작 몇 분의 침묵에 짜증을 내고 만다 
아니 평소에 비하면 너는 오늘 꽤 오래 날 참아주고 있다 

그러니 너도 어쩌면, 
오늘이 마지막이란 걸 알고 있는 걸까 

짜증섞인 너의 말에도 나는 그저 너를 바라본다 

너의 모든 것 
너의 눈, 짜증을 낼 때면 더 커지던 빛나는 너의 눈 
가지런하게 솟아오른 콧날과 부드럽게 이어지는 붉은 빛 입술 
널 놀릴 때면 폭발하기 직전 모아지던 미간 
그리고 반듯한 이마 
약간은, 지금 조금은 부드럽게 보이는, 
그렇게 보이는 내가 미친 게 분명한, 너의 통통한 뺨과 입매 
답을 기다리며 날 빤히 바라보는 네 눈동자마저 피하지 않는다 

이 모든 걸 
나는 이제 기억 속에서만 볼 수 있게 될테니까 


내내 잘 숨겨왔다고 생각했던 나의 가면이 허물어지는 걸 느낀다 
나의 감정들을 가리고 있던 웃음 띈 얼굴이 사라지고 만다 
나는 지금 대체 어떤 표정으로 널 보고 있을까 

네가 이토록 당황하는 건 어째서일까 


"니 진짜 뭔 일 있냐?" 


걱정스런 목소리로 네가 묻는다 
잔뜩 심각해진 표정에 진지한 질문을 듣자 
그제야 

정신이 돌아온다 

마법에서 풀리기라도 한 듯이 



나는 놓쳤던 가면을 되찾아와 
늘 반쯤 싱글거리는 해태,의 얼굴을 도로 쓴다 



"암만 생각해봐도 안되것다, 우리 비밀 콜렉터께서 술만 자시믄 폭로도 엄청시리 잘하신께" 
"뭐여?" 


순간 지금 무슨 소리를 들은 건가, 어리둥절해진 너에게 장난스레 씩 하고 웃어준다 


"암만혀도 니가 이 비밀을 잘 지킬지 모르겠단 말여 차라리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게 나을랑가" 
"..... 취했으믄 곱게 들어가 잠이나 쳐잘 것이제, 어디서 지랄이여 지랄이" 


너는 냅다 나의 정강이를 걷어차버린다 


"악!" 


소리를 지르며 그대로 계단 아래로 무너진다 
정강이를 끌어안고 끙끙거리는 나를 내려다보며 
너는 성질이 다 풀리지 않은 듯 씩씩거린다 


"실없는 놈, 군대 간다고 좀 봐줬더만 아주 별 짓을 다 허네 
 말을 하기 싫으면 꺼내지를 말든가" 


정강이를 부여잡느라 구부정해진 내 등을 다시 한번 짝, 소리가 나게 내려친 너는 
쿵쿵 소리가 들릴 정도로 큰 소리를 내며 집으로 걸어가버린다 

바닥에 엎어진 채로 
채인 정강이와 맞은 등이 아파서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끙끙거리면서 

조르르 달려가버리는 너의 뒷모습을 눈으로 좇는다 



"가시내, 엄청시리 아프구만..." 


채 깨닫기 전에 
주룩, 눈물이 흐른다 


이제 차마 부를 수도 없는 
네 이름이 

걷어채인 정강이보다, 두들겨맞은 등보다 아프다 
그 이름을 떠올리기만 해도 말도 나오지 않게 마음이 아프다 



너는 짐작조차 할 수 없겠지 


너에게 말할 수 없는 이 말을, 
내 목구멍에 걸려 사라지지않는 가시 같은 
아프고 아픈 그 비밀을 


모두에게 감춘 채 사라져야하는 나의 이 마음. 




말할 수 없다 
절대로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지만, 

널 좋아해. 
좋아해. 
널, 

좋아해. 



비밀, 

소리내 말할 수 없는, 
비밀. 

















 


================= 
딸기우유를 기다리고 있을 냔들, 미안해 
나냔에겐 좀더 '애도'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비밀' 쓰면서도 엄청 울었고 수정하느라 다시 읽으면서도 몇번이나 울고.. 내가 쓴 글인데 이게 뭔 미친 짓인가.. 싶지만... 
(그래서 울것 같다고 댓글 달아준 냔들 고마웠어...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해서 ㅠㅠ) 
이제 마음 잡고 딸기 우유 써야지 하고 앉았는데 자꾸만 비밀,의 해태가 떠나질 않아서 조금 더 쓰려고 해 
그래야 딸기우유도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쓸 수 있을 것 같아 

최소한 이렇게라도 끝내주지 그랬어요 제작진들 ㅠㅠ 왜 그랬어요 왜 ㅠㅠ






Posted by april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