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오늘 진짜 왜 그러냐?
- 어..?
영혼없이 테이블을 닦고 있는 이경의 어깨를 툭 치자
화들짝 놀라 수건을 떨어트린다
이 자식 진짜 왜 이래
잠시 자리를 비웠다 돌아온 그 짧은 두어시간 남짓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정신이 나가버린 듯이 둥둥 떠다니는 이경이 거슬린다
제법 꾀도 피우고 제가 마음 안 내키면 안하겠다고 뻗대긴 해도
적어도 근무복을 입은 동안, 손님들 앞에서만큼은 철두철미한 이경이었다
끊임없이 사람이 오가는 홀에 일단 세우기만 하면
그전에 아무리 투덜거렸어도 언제 그랬냐는 듯 미소를 장착하고 응대를 해냈다
그러니 - 물론 이경이 요리를 지독하게 못한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
주방은 둘이지만 홀은 혼자라서 힘들다고 징징거려도 달래고 윽박질러가며
알바 한명 안 붙여주고 -_- 이경에게만 맡겨두고도 지금껏 버텨올 수 있었다
그런데 오늘은 영 나사가 하나 빠진 듯이 멍하게 나르기만 반복할 뿐
내내 이경 특유의 미소나 응대 같은 건 찾아볼 수가 없었다
요즘 힘든가 진짜 알바 뽑아줘야하나 싶어서
남순이 수건을 떨어트린 상태로 또 넋이 나가 있는 이경을 툭툭 도닥여 우선 의자에 앉힌다
- 손님 많아서 혼자 하는 거 힘드냐? 알바 뽑아줘?
나름대로 그동안 징징거리던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했던 건데
그 말은 들리지 않는다는 듯 아무 대답없는 이경을 보며
남순과 정호는 서로 눈짓을 주고 받는다
- 뭐야 말을 해야 알 거 아니야?
퉁명스런 정호의 말에 그제야 이경이 멍한 목소리로 묻는다
- ... 야... 내가 그렇게 별로였냐?
- ... 앞뒤 다 짤라먹지 말고 제대로 말해라...
- 내가 여자한테 그렇게 별로였냐고
남순과 정호의 눈이 다시 허공에서 부딪힌다
- .... 어느 여자 말이냐?
니가 만난 여자가 한둘이었어야지 그것도 하나같이 한두달을 못 넘기면서
그렇게 다짜고짜 물어보면 뭐라고 답을 하란 말이냐
- ... 내가 남경민한테 그렇게 못되게 굴었냐?
- ... 남경민?
너무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라 어리둥절하다
- 너 남경민 만났냐?
- ... 그건 아니고... 하여간... 내가 그렇게 별로였냐?
금기시되던 이름이 등장하니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갑자기 그런 건 왜 물어보는 건지 의도를 알아야 대답을 해줄 텐데
하여간 그 이름은 만날 때도 헤어지고 나서도 골치 아프다
- 혹시 다시 만날까 찾아볼까 뭐 이런 생각 드는 거면 절대 반대다 나는.
생각보다 강경한 정호의 말에 이경은 의아해진다
- 너 걔 만나는 내내 미친 놈처럼 굴었던거 생각하면 진짜 ... 지금 생각해도 짜증나니까 다시 걔 이름 꺼내지도 마라
저가 뭘 어쨌다고 그러는 건지
물어본 질문에는 대답없이 화를 버럭 내고 나가버리는 정호의 뒷모습을 보면서
도로 멍해진 이경의 어깨를 토닥이며 남순이 말한다
- 너 남경민이랑 헤어지고 잠수 탔을 때 오정호가 너 얼마나 찾았는지 모르지?
니가 폐인 몰골로 도로 나타나서는 정신 나간 놈처럼 아무 말도 안해서 우리도 말 안 했던거지
그때 정호가 너 찾는다고 알바도 그만둔다 그랬어 엄청 심각했다 너
- ... 여자친구랑 헤어져서 잠깐 잠수 좀 탄 거 갖고 뭘 그렇게까지..
- 넌 잠깐이 한달이냐.. 니가 그 전에 남경민이랑 좀 대단하게 사귀었어야 걱정을 안하지
육개월 내내 일주일이 멀다하고 헤어진다만다 하다 다음 날이면 바로 도로 사귀고 그래서 참 요란하게도 만난다 싶더니
갑자기 진짜로 헤어진 것도 모자라서 사람까지 없어지면 ...
남아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게 안 좋은 결심이라도 한 거 아닌가 싶어서 걱정 안되겠냐
- ... 나 그 정도였냐...
- 그래 이 미친 놈아 기억 안 나냐?
- ....
그렇게까지 싸웠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마치 지우개로 싹 지워버린 것처럼
지금까지 경민과는 그저 평범하게 만나서 평범하게 헤어졌다,고 생각했다
기억할 것도 기억하지 않을 것도 없는 평범한 연애
기억들이 희미한 것도 그저 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헤어질 때 싸우는 거야 누구나 겪는 과정이고
사귀면서 한번도 안 싸울 수는 없으니 싸웠을거고
처음엔 당연히 좋았으니 만났겠지
그냥 그렇게
- 하기사 애초에 니네가 사귄다는 거부터가 신기했다만
말 나온 김에 물어나 보자? 왜 남경민이랑 만난거냐? 그렇게 미친 듯이 싸울거면서
그래.
나는 왜 너를 내 눈에 담게 되었던 걸까
왜 널 원하게 되었던 걸까
- ... 예쁘잖아
=
처음 경민을 의식했던 게 언제,부터인가라고 하면 딱 집어 말하기 어려웠다
이경은 애써 기억을 떠올려본다
지훈과 정호를 묶어주려고 하다가 결국 저와 경민만 남았던 짝피구 때부터였는지
제가 책상을 집어던지려고 했던 그 순간이었는지
그러다 정선생님에게 걸려서 마주보고 앉아 반성문을 쓰다가였는지
아니면 반성문을 쓰고 나서
사람이 이렇게까지 나 지금 미칠 거 같거든 이란 티가 팍팍 날 수 있나 싶게
쭈뼛거리며 다가와 지훈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본 후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았다
아마도 자신을 놓치지 않으려고 자켓 자락을 조심히 쥐던 것
엉겁결에 잡았던 손목이 생각보다 훨씬 가늘었다는 것
자신이 버럭 화내던 순간에 멈칫 물러서는 모습이 아주 작고 약해보였던 것
그런 순간의 기억은 찰칵, 찍은 스냅사진처럼 남아있다
그저 빚어놓은 밀가루 인형같이 하얀 게
한마디도 지지 않고 뭐! 라고 짜증내는 게 우스워보였다
지훈에게 바들바들 떨리는 목소리로
- 내가 오해한 건 미안해
라는 전혀 사과처럼 들리진 않는 말을 사과처럼 들리게 하는 걸 옆에서 들으면서
감정 같은 건 메마른 줄 알았더니 의외네 싶기도 했다
이런 애한테 책상을 집어던지려고 했다는 게 기억나서
어쩐지 저도 사과를 해야하나 싶었지만
금새 제 할말만 하고 돌아선 경민에게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렇게 마음에 빚이 남았다
언젠가부터 이경의 눈은 자연스럽게 경민의 궤적을 따라 좇았다
이리저리 지나다니다 아니면 수업시간에 맨 뒤에 앉아 졸다가 눈을 들어 바라본 그 뒷모습은
대개는 사람이 아니라 동상인가 싶을 정도로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학교에서 말을 많이 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웃는 일도 별로 없었다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어색하게 살 수 있는지
아무리 투닥투닥거려도 결국 괜찮아지는 자신과 친구들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이상할 정도였다
저래도 사람이 살 수 있나
꼿꼿이 앉아 문제집을 내려다보는 쌀쌀맞은 뒷모습을 발견할 때면
한번쯤 가서 툭, 건드려보고 싶었다
긴장 풀어. 아무도 너 안 잡아먹어.
그렇게
그저 그렇게 간혹 신경쓰이는 존재.
그정도.
그리고 그날
모든 입시가 끝나고 졸업식을 앞둔 방학
기덕의 주도로 인재와 세찬을 모시고 2학년 2반 모임이 있었다
대체 무슨 의도로 2학년 반 모임이냐 라고 투덜거리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그 반의 절반 이상은 인재나 세찬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었기 때문에
꽤 많은 인원이 모였다
- 원래 술은 어른한테 배우는 거니까 오늘 음주 허용한다
이미 대부분은 음주 경험이 있는 바였지만
세찬이 공식적으로 선언하자 환호성이 일었다
인재가 화들짝 놀라 팔을 붙잡는데도 원래 이렇게 술 배워야 제대로라고 오히려 인재를 설득하는 세찬에게
특히 남학생들 위주로 역시 강샘이 화끈하시다며 아부가 쏟아졌다
- 대신 맥주 오백 한잔 이내로 제한이다
선생님 너무 적어요! 그게 무슨 술이예요! 등등 아우성이 일었지만
세찬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쭉 잔을 돌렸다
싫으면 사이다 마시던가
란 세찬의 엄포에 이거라도 어디냐 싶어서 홀짝홀짝 마시기 시작했고
분위기에 취해 삼삼오오 수다 삼매경에 빠졌을 때쯤
이경은 문득 담배 생각에 슬쩍 호프집을 빠져나왔다
술은 되고 담배는 안되는 건 대체 무슨 논리래
어차피 저는 술을 잘하지도 못하는 편이라
지금의 상황이 영 불만스럽다
아직은 인재에게 흡연하다 걸리면 무슨 소릴 들을까 무섭기도 하고
그래도 졸업 전엔 학생이니까 하는 뜬금없는 자각이 들어서 건물 사이 골목으로 들어섰다
아씨 숨어서 피려니까 되게 가오 안 사네
투덜거리며 담배를 꺼내 막 불을 붙이려는데
바로 옆 건물 구석에 있던 그림자가 형체를 갖춰 꿈틀한다
헉
놀라서 기껏 물었던 담배를 떨어트릴뻔 했다
뭐... 뭐지....
유심히 살펴보니 웅크리고 있는 게 사람같다
살금살금 다가가보니 쭈그리고 앉아서 몸을 둥글게 말고 있는데
머리가 긴 것이 여자애 같기도 하고
이경은 용기를 내 슬쩍 어깨를 가볍게 밀었다
- 야
그제야 숙이고 있던 고개를 부스스 든다
경민이다
그러고 보니 경민이 중간이 없어졌던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고개를 든 경민은 어정쩡하게 선 채인 이경을 한번 올려다보더니 도로 고개를 팔 안으로 말아넣는다
무슨 일 있나
괜한 노파심에 이경도 경민 앞에 쭈그려 앉는다
- 남경민... 괜찮냐?
- ... 으응?
그제야 이경은 경민의 얼굴을 마주한다
아마도 제대로 마주하고 이렇게 가까이 얼굴을 본 건 처음이 아닐까 싶다
무방비하게 자신을 바라보는 경민에게 이경은 조금 놀란다
처음 마시는 술에 취기가 돌았는지 동공이 살짝 풀리고
나름대로 술을 깬다고 나와서 앉아 있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린 모양인지
추위에 빨개진 뺨에 살짝 코트의 단추 자국이 남아있었다
아직 1월이니 꽤 추웠을텐데 얼마나 이러고 있었던 걸까
이경은 저도 모르게 경민의 뺨에 손을 댈 뻔 한 걸 애써 참는다
-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던 거야?
제 목소리가 원래 이렇게 잠겨 있었던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 이경은 스스로 당황한다
방금 전까지 입에 물고 있었던 담배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이경이 말을 걸고도 한참을 여긴 어디 나는 누구 상태로 멍하니 있던 경민은
정신을 차리려는지 몇번이나 눈을 크게 깜빡이며 고개를 흔들었다
이경은 반동에 따라 위태롭게 앞뒤로 흔들리는 경민을 홀린 듯이 바라보았다
꽤 오래 경민을 관찰해왔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원래 이랬던가
원래 이렇게 작고 부서질 것 같았고
원래 이렇게 붙들어 주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았나
그 순간 경민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보인다
아니 술기운의 착각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경의 눈에는 붓으로 그린 가느다란 선 같은 경민이 그대로 각인되어 버린다
추운지 약하게 떨면서 정신차리려고 뭔가 혼자 중얼거리고 있는 경민을
안아주고 싶다는 충동이 든다
이경은 떨리는 손으로 흔들리고 있는 경민의 어깨를 조심스럽게 붙잡았다
평소 같았으면 당장 뿌리쳤거나 놓으라고 했을텐데
여전히 이경을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듯 경민이 자연스레 어깨를 맡긴다
그래 그때 생각했다
순순히 자신에게 기대오는 경민을 부축해 실내로 들어오면서
이렇게 무방비하게 의지해오는 경민을,
나는. 원한다고.
처음, 그게 처음인 것 같다
그것이 아마도 자신이 경민을 바랬던 첫 순간.
내내 잊고 있었는데
그저 치열하게 싸우다 헤어진
한마디도 지지 않고 저에게 못된 소리를 해댔던
독하고 싸가지 없는 기집애. 라고만 생각했는데
첫 순간 같은 건 완전히 잊어버렸는데
대체 왜 남경민이랑 사귄 거냐
잊었던 기억 속에서 남순이 했던 질문,의 답을 찾고나니 아찔하다
널 만났던 이유.
금새라도 흔들리다 가라앉을 것 같았던 널 지켜주려고.
=
결국 정호와는 다시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헤어졌다
매일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오늘도 가게에서 좀 더 있다가 가겠다는 정호를 남겨두고
터덜터덜 밤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간다
이제 제법 쌀쌀하다 곧 겨울이 될 것 같다
얼른 집에 들어가야겠다 싶어서 뛰다시피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주머니에 넣어둔 휴대폰 진동이 울린다
* 찬경형 *
액정에 뜬 이름을 보고 멈칫 한다
제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니고 찬경이 무슨 말을 한 것도 아닌데
괜히 받고 싶지 않다
잠시 울리는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다가 심호흡을 하고 전화를 받는다
- 네 형
- 어 이경아 가게는 잘 갔고?
- 네 지금 정리하고 들어가는 중이예요
아까 너무 갑자기 자리를 뜬 게 이상해보였나 싶다
그 순간 그 자리를 벗어나야한다는 생각만 강하게 들어서
자신의 표정이나 어조가 어땠는지까지 미처 신경쓰지 못했다
- 어쩐 일이세요 아까도 봐놓고 형 나 너무 좋아하는 거 아냐?
애써 장난스러운 말투로 묻는다
좀전의 그 상황도 그저 장난으로 지나갈 수 있기만을
- 하하하 내가 널 좋아하긴 하지 그러니까 내가 좋아하는 동생 이경아
웃음으로 시작해서 진지해지는 찬경의 목소리가 불안하다
- 그렇게 부르는 거 보니까.... 뭐 부탁할 거 있구만?
이경이 짐짓 모르는 척 눙쳐버리려고 한다
- 어 그래 부탁 좀 하자
- 뭔데요?
- 너 경민씨랑 친했다고 그랬지?
- .. 아...
불과 몇시간 전에 제가 그랬다
그저 그 상황에 놓인 경민을 몰아넣고 싶어서 한 말이었다
경민의 부탁대로 사귀었단 얘기는 안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거슬리게는 하고 싶어서
제 발등을 제가 찍은 격이다
- 뭐... 그냥 같은 반이었죠 그렇게 친했다고 할 거까지는
- 아까 보니까 꽤 친했던 거 같던데 뭘
이경이 얼버무리려고 하는데도 찬경은 꽤 끈질기다
- ... 그래서 부탁이 뭔데요?
- ... 저기.... 니가 여자친구도 많이 사귀어봤고 말이다
- 근데요?
- 경민씨도 잘 안다고 하니까 하는 말인데...
불길하다
- 나 좀 도와주라
형.......... 다시 한번 둘 근처 얼쩡거리면 나 남경민한테 사지절단 당할걸.....
이경이 대답 대신 한숨을 푹 쉬자
찬경은 이경이 곤란해한다고 생각했던지 좀 다급하게 설명한다
- 이번엔 진짜 잘해보고 싶어서 그래 내가 많이 도와달라고도 안할게
그냥 간간이 내가 이상한 짓 안하게 코치만 좀 해주고 경민씨 뭐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실수 안하게만 말해주고
- .... 같이 만나자던가 그런 건 아니지?
- 아무리 내가 모태솔로여도 그게 예의가 아닌 것쯤은 안다 이녀석아 형을 뭘로 보고
이경은 속으로 깊이 한숨을 쉰다
이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보네..
아까 경민이 했던 말이 떠오른다
나와는 행복했던 순간이 단 한번도 없었다면,
나와는 내내 아팠던 기억 뿐이라면,
그래, 이번엔 꼭 행복해져라
- 알았어요 형 도와줄게
내가 도와줄게 남경민
=========================
이 편을 쓰면서 노트에 썼던 처음 설정들을 넘겨봤어
헤어질 때 독설을 퍼부은 것조차 지금은 웃으며 넘길 수 있다. 라고 썼더라
처음엔 진짜 그렇게 가벼운 설정으로 시작한게 맞아,,, 근데...늦었지만 인정할게.... 로코가 되려면... 긴 날이 남았어....
태어나길 다크한 팔자에 로코는 무슨 로코 ㅠㅠ
열심히 쓰려고 하고 있어;; 이 지지부진한 걸 읽어준 냔들 고마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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