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in-paris








- 쾅! 



갑자기 들려온 큰 소리에 반사적으로 하늘을 올려다본다 
밀레니엄 브릿지 건너편으로 보이는 세인트 폴의 푸른 돔이 어느새 검게 몰려오고 있는 구름에 삼켜질 듯 잠겨있다 
금새라도 비를 내릴 채비를 이미 마친 듯 잔뜩 찌푸린 하늘을 보고 저도 모르게 눈가를 살짝 찡그린다 
불과 한 시간 전 미술관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걸어서 건넜던 밀레니엄 브릿지 저편의 세인트 폴이 이고 있던 하늘은 
새하얀 대리석 벽이 더욱 성스럽게 보일만큼 파랗기 그지 없었건만 어느새 이렇게 구름이 몰려왔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아침에 집을 나설 때부터 날씨가 흐리긴 했더랬다 
구름이 지금처럼 가득했던 건 아니었지만 해를 가려서 그늘이 질만큼 어둑하긴 했다 
현관 앞에 서서 다시 아파트에 올라가 우산을 가져와야할까 잠시 고민도 했다 
그러고도 빈 손으로 결국 나선 것은 이 곳의 날씨라는 것이 대부분 흐린 하늘로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하루종일 해를 보지 못하고 지내는 날이 일 년의 절반이 넘을 것 같은, 흐린 날이 일상인 곳이었으므로 
잠시 망설였을 뿐 더이상 고민하지 않고 빈 손으로 나섰더랬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언제나 흐려있는 하늘이 신경쓰여서 계속 가방 한 쪽에 언제 내릴지 모르는 비를 대비한 우산을 넣어두곤 했다 
그렇게 내내 들고 다닌 우산이 쓰일 때보다 쓰이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 - 그러니까 비가 내릴 듯 하면서 내리지 않는 날이 많았던 데다 
비가 내린다고 해도 우산을 쓸 틈도 없이 짧게 지나가거나 우산을 쓰기에 애매할 정도로 
마치 안개처럼 흐르는 비가 대부분이라는 걸 안 후부터는 서서히 아침에 흐린 하늘을 확인하고도 우산을 두고 나가는 일에 익숙해졌다 


서울에서였다면 날씨를 확인하는 일 같은 건 없었을거다 
우산은 챙기거나 혹 도로 두고 나가는 일도 자신이 신경써야하는 범주의 일은 아니었다 
대개는 주변의 누군가가 알아서 챙겨주었고 더구나 언제나 기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다 
비오는 거리를 걸어다니는 일 자체가 없었으니 비가 올지도 모르는 가능성에 계획이 바뀌거나 당황할 수도 있다는 걸 예상도 할 수 없었다 


언제든지 전화 한 통이면 누군가 자신을 위해 문제를 해결해주는 일상에서 벗어나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하는 '비일상'에 익숙해지는데 거의... 반 년이 넘게 걸렸다 
다시 말하자면 더이상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꺼내들었다가 그제야 아무도 부를 사람이 없다는 걸 깨닫고 
한숨 쉬면서 도로 휴대폰을 가방에 집어넣지 않게 되는 데에, 
언제나 가방 한 구석에 있던 우산을 꺼내놓고 대신 비가 온다면 차라리 가벼운 트렌치의 모자에 의지하기 시작하는데, 
안개비에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19세기 회화인 양 번지는 이 곳의 날씨에 익숙해지는 것에 딱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했다 
이 도시에서의 삶이 새로운 일상이 되는데 걸린 시간은 반 년, 

그로부터 또 몇달이 지난 지금, 
이제는 꽤나 이 도시의 일원처럼 보이게 된 사람의 감으로 말하자면... 

이건 분명 흔치 않은 거센 비의 조짐이다. 


구름이 해를 가려 어둑해진 하늘 때문에 더 축축하고 어둡게 보이는 콘크리트 바닥을 힐끔 내려다본다 
아니 콘크리트 바닥을 딛고 선 제 다리의 끝 부분을 확인한다 
지금 신고 있는 구두는 불과 사흘 전에 산 것으로 얇고 부드러운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것이라 
제 2의 피부인 양 착,하고 발에 감겨 마치 아무것도 신고 있지 않은 것처럼 편안했지만 그만큼 가죽이 약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아직 감히 시도해본 적은 없지만 비를 맞게 되면 분명 못 쓰게 되어버릴 것이다 

소녀처럼 연약하게 보이는 구두를 보다 다시 고개를 들어 하늘을 확인한다 
아주 느린 속도로 조금 전보다 하늘을 뒤덮은 면적을 확장하며 다가오고 있는 구름떼는 당장이라도 떨굴 것처럼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다 
이내 피부에 와 닿는 공기까지 축축해지고 비가 쏟아지기까지 얼마 시간이 남지 않았다 

사실 평소대로 집에 돌아갔다면 지금쯤은 이미 뜨거운 물을 받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거나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또다른 과제 중 하나를 하고 있을 시간이었다 
평소에 관심있던 작가의 특별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우연히 듣지 못했다면, 
이미 수십번도 더 드나든 이 미술관에 굳이 시간을 내어 오늘 들리는 일은 없었을 거고 그랬다면 저 비를 만나는 일도 없었을테다 
생각보다 별로였던 전시에 저 비마저 책임지우고 싶은 마음에 아무 상관 관계가 없는 가정이 지금 이 순간에는 그럴 듯하게 들린다 



- 쾅! 


다시 한번 큰 소리로 천둥이 친다 
조금 전 처음 들었던 것보다 소리가 조금 더 가까워졌다 
어느새 원래 공장이었다던 미술관의 콘크리트 벽 사이로 흐르는 공기에 비 냄새가 느껴진다 

이 비가 지나가길 기다릴 것인지 미술관에서 나갈 것인지 결정하지 못하고 멈칫거리던 발걸음은 
마침내 결심한 듯 들고 있던 가방을 한 손으로 당겨잡고 빠른 걸음으로 세인트 폴과는 반대방향으로 걸어간다 
5분쯤 걸어가자 아직은 완전히 어둑해지지 않은 하늘 아래 지하철로 향하는 출구가 보인다 
평소였다면 조금 돌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어두컴컴하고 답답한 런던의 지하철 같은 건 이용하지 않았겠지만 오늘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아니 오히려 집이 지하철역에서 가까운 것을 감사히 여겨야할테다 


혼자서 거리를 걸어다니는 일에 익숙해진 것과 마찬가지로 
많은 새로운 것에 익숙해졌지만 아직까지 일상에 들어오지 않은 지하철이 플랫폼에 들어온다 
어두컴컴한 터널로만 다니는데다 딱히 밖을 바라보거나 할 수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낯선 사람들의 존재를 의식해야하는 지하철은 
지금까지 '혼자' 타고 다니던 '밖이 보이는' 차의 환경과는 완전히 달라서 아무래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덜컹하고 열린 문으로 조심스럽게 올라타서 어색하게 검은 차창 밖에 시선을 고정한다 
뻣뻣하게 마치 주위를 의식하지 않는 듯이 가장하지만 어쩔 수 없이 온 몸의 신경을 곤두세운채로 몇 정거장을 더 견디고 나서야 
마침내 내려야할 역에 도착한다 

그때야 몰아쉬는 숨은 안도라기보다는 긴장의 흔적. 
차라리 적대적인 '아는' 사람이 상대하기 쉬웠다 불특정 다수의 예측할 수 없음은, 아직까지 긴장된다. 


지하철 역을 빠져나오자 아직 이곳까지 비구름이 다 닥쳐오진 못한 듯, 
비가 내릴 듯이 다가오는 구름이 꿈틀거리면서도 아직 내리지는 않고 있다 
언제 내릴지 모르는 비를 피해 안 그래도 빠른 걸음을 더 재게 재촉한다 


새로 산 구두가 마음에 걸리기도 했지만, 사실 그런 구두 하나쯤 새로 사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유학을 떠나고부터 부쩍 남들처럼 저 스스로 한 번 살아보겠다며 보내준 차도, 기사도 거절하고 
심지어 고등학교 시절보다 오히려 카드 사용 금액마저 줄어든 것이 걱정된 에스더가 
제발 사고 싶은 게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사고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마음껏 먹으라며 잔소리를 할 정도였으니 
사실은 쓸 수 있는 여유는 너무 넘친다고 해야할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시내의 빌라를 비롯해서 다른 유학생들에 비하면 넘칠 정도로 풍족한 생활인데도 
혹시나 딸이 아끼느라 몸이라도 축날까 걱정한 에스더는 은근히 선욱을 통해서 '돈을 좀 써라'는 압력 아닌 압력을 전하기도 했다 
그 말을 전할 때마다 선욱의 얼굴이 대체 돈을 더 많이 쓰라는 말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마치 '어린 공주님'이라도 대하는 듯 빙글거리고 있어서 오히려 자신의 기분을 망쳐버렸다는 것이 문제일테지만. 


그러니 새 구두,가 문제가 아니라 
솔직하게 말하자면, 구두를 젖게 만들 비가 싫었다. 


언제나 비는 싫었다 
그 축축한 공기도 어두컴컴한 하늘도 차가운 물기까지, 한번도 비를 좋아해본 적이 없었다 

인지하지도 못할 정도로 가느다랗게 스물스물 젖어들고 마는 이 곳의 안개비도 썩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이곳에서 그런 비는 거의 일상이나 다름없어서 그저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지만, 
여전히 문제는 지금처럼 저렇게 꾸물꾸물 몰려오는 먹구름이 한바탕 쏟아내고 갈 세찬 비였다 
단숨에 마음 속까지 축축해져버리고 마는 비를 맞은 날이면 
차갑게 젖은 옷을 갈아입고 보송보송한 이불 속에 들어간다고 해도 
깊은 곳 어딘가에 맷돌이라도 매단 것처럼 끝도 없이 바닥을 향해 가라앉았다 
그리고 그런 날이면 어김없이 젖은 솜마냥 늘어져서 이제는 괜찮아졌다고 믿은 불면증의 방문을 받곤 했다 

그래서 이렇게 큰 비가 내릴 것 같은 날이면 차라리 밖을 나가지 않는 편을 택하곤 했는데 
오늘은 그 예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 


바쁘게 걸음을 재촉한 라헬은 첫 빗방울이 손등에 떨어질 무렵 겨우 집이 있는 거리의 입구에 도착한다 
아직은 드문드문 흩날리는 물기가 느껴질 뿐이지만 꽤 큰 비가 될 모양인지 
사람 하나 없이 텅 빈 거리를 따라 세차게 불어온 바람이 머리칼을 휘날리고 지나간다 
찬 기운이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것 같아서 저도 모르게 깊이 팔짱을 끼고 몸을 둥글게 움츠린다 

겨울을 알리는 비일까. 

아직 이곳의 기나긴 겨울을 겪지 못했다 
자신이 이곳에 처음 도착했을 때도 겨울의 끝자락이긴 했고, 
흔히 말하는 봄이라고 부를만한 날씨가 나타난 건 그로부터도 2~3개월이나 지나서였긴 했지만 
그래도 올해는 겨울이 짧았던 편이었다고 선욱이 말했더랬다 
이곳의 겨울은 한국과 비교하면 훨씬 길다고, 이미 시월이면 바람 끝에 겨울이 묻어나기 시작한다고. 
짧은 여름이 강렬한 이유도, 잠시라도 태양이 환하게 비추는 날이면 사람들이 그토록 미치는 이유도 모두 길고 우울한 겨울 때문이라고, 
마치 경고라도 하듯이 엄중하고 시시하게 했던 말이 이제야 떠오른다 

괜히 그 말이 생각나서일까, 
급하게 발걸음을 재촉하면서도 어느새 파고든 한기에 몸이 부르르 떨린다. 



'추운 건 정말 싫어' 


아직 오지 않은 겨울을 생각하자 벌써 도망치고 싶어진다 
이곳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기까지는 몇 달이나 더 기다려야 한다 
아니 크리스마스에 돌아간다고 한들 그때의 서울은 지금의 몇 배는 더 꽁꽁 얼어붙어 있을 것이다 
차라리 어디 따뜻한 곳으로 여행이나 다녀올까, 하고 옷깃을 여미며 어설프게 떠올려보다가 
그게 궁극적인 해결은 아니란 걸 잘 알기에 스스로 곧 고개 젓고 만다 

필요한 건 공기의 따스함이 아니다 
문제는 제 마음 한구석에 뚫려있는 텅 빈 구멍. 
그 사이로 언제나 차가운 바람이 흘렀다 

제 마음을 휘젓는 그 찬바람을 공기가 차가워지는 계절이면 더 강하게 느끼기 때문이다 
그나마 따뜻할 때는 잊을 수 있었던 그 냉랭한 기운은 보호막이 사라지고 나면 시리도록 선명하게 느껴졌다 


보통은 그 텅빈 흔적을 무엇을 채우는 걸까 
그저 매일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걸까 
아니면 그 쏴아-하는 바람 소리를 그때마다 견뎌야하는 걸까 

보통은, 
다른 사람들은, 
대체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 


문득 궁금해진다 


보통은 사람의 온기로 채우는 걸까 
그런 건 자신에게 허락된 적이 한번도 없었지만. 
그러니까, 자신에게 없는 그게 바로 답인 걸까 
흔한 TV에 나오는 화목한 가정 같은 그런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은 따뜻함이란게 정말 존재하긴 하는 걸까 

그러나 자신에게 집은, 
혼자 불을 켜는 어두운 방, 지나치게 높은 천장에 흐르는 차가운 공기 
때로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어린아이에게는 너무 컸던 공간. 

온기 같은 건, 글쎄. 

에스더는 타오르는 불꽃이기 했어도 따스한 난로같은 사람은 될 수 없었다 
그건 여자로서도 엄마로서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애정을 쏟았지만 라헬이 원하고 필요한 방식대로였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자신도 역시 에스더가 원한 대로의 딸은 아닐지도 모르니, 
자신에게 100% 맞춘 엄마가 되어 주지 않는다고 책임을 전가할 생각은 없었다 
그런 정도의 분별은 성인이 되기 전에, 어쩌면 지나치게 일찍, 생겼다 


아니다 
어쩌면 보통은 처음부터 이런 바람 소리 같은 건 들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바람소리가 나는 사람들끼리는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알아볼 수 있었고, 
지금까지 그런 영혼 어딘가에 뻥 뚫린 흔적을 지닌 사람은 몇 명 밖에 만나보지 못했다 

그 중 한 명은 그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 위악을 부렸고 
또다른 하나는 위험한 애정을 갈구했으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알고 있는 그는, 


그는 어떻게 하고 있는 걸까 
언제나 해사하게 웃어보이기만 하던 그는, 
그래서 병원에서 마주쳤을 때 더 놀라고 말았던 그는 
이 텅빈 마음을 어떻게 견디며 살고 있는 걸까 


이곳에 온 뒤로 부쩍이나 오가는 횟수가 잦아진 그와의 편지들을 떠올려본다 


물어볼까, 


몇번인가 드러내지 않고 가만히 에둘러 자신의 불면증에 대해서 조언했던 그라면 
어쩌면 제 이야기라는 걸 인정하지 않고도 '선험자'의 경험을 공유해줄지 모른다 
대체 이 추운 마음을 어째야 하는 건지. 


한 두 방울씩 머리에 떨어지기 시작한 비가 굵어지기 전 겨우 빌라 입구에 도착한다 
그새 옷에 맺힌 물방울을 탁탁, 털어내며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무래도 본격적으로 내릴 기세다 

문득 찬 공기가 쏴아-하고 저를 통과하는 느낌에 다시 한번 몸을 움츠린다 
일단 얼른 방으로 돌아가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지금 파고든 이 한기를 털어내야겠다 
급하게 돌아서 무거운 현관문을 열고 들어선다 


건물 안에 들어섰지만 축축한 찬 공기는 여전하다 
꽤나 고급 주택가에 있지만 시내에 있다보니 오래 전 지어진 이 빌라는 
기본적으로 돌로 지어진데다 아무래도 현대식으로 개조하는데 한계가 있어서 
실내에 들어서도 복도에는 돌바닥 특유의 한기가 흘렀다 
현관 문 옆 벽을 더듬어 어두컴컴한 복도를 밝히는 등을 켜고 힐끔 우체통이 비어 있는 것을 곁눈질로 확인한 뒤 
엘레베이터를 두고 종종 걸음으로 집으로 향하는 계단에 올라선다 
고급 빌라에 어울리지 않게 오래된 - 이곳이 지어질 당시에는 아마도 획기적인 기술이었겠지만 - 엘레베이터는 종종 작동을 멈추곤 했다 
서너명이 겨우 탈까말까한 좁은 공간에 잠시라도 갖혀있느니 차라리 운동하는 셈 치고 걸어다니는 편이 나았다 


"Rachael!" 


다급하게 저를 부르는 목소리에 계단을 오르다 말고 돌아본다 
관리인 실에 있던 미세스 마리온이 무슨 급한 일이 있는지 문을 열고 나와있다 


"Good Afternoon, Mrs. Marion" 


그다지 반기지 않는 높낮이 없는 목소리로 최대한 정중하게 인사한다 
처음 이사올 때 에스더가 런던까지 날아와 사들인 가구를 비롯한 엄청난 양의 짐이 도착한 그날부터 
라헬에게 꽤나 노골적인 관심을 보였지만 어떤 말에도 지금처럼 정중한 인사 정도로 말을 끊어버리는 태도 덕에 
적의인지 흥미를 잃은 건지 더이상 관심을 드러내지 않는 데면데면한 그저 입주자와 관리인의 관계다 
굳이 제가 도착했다고 나와서 저를 반기거나 인사를 할 사이는 아니다 

아니나 다를까 인사만 건네고 멀뚱히 서 있는 라헬에게 마찬가지로 지극히 사무적인 태도로 용건을 말한다 


"There's a parcel for you" 


.. 소포? 


짐작가는 것이 없어서 잠깐 멈칫한다 
에스더가 뭘 보냈다면 보내자마자부터 잘 도착했느냐고 물어봤을 테다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라헬에게 방에서 한 손으로 들 수 있을만큼 크지 않은 박스를 들고 나와 전해준다 
얼결에 상자를 받아든 라헬은 잠깐 미심쩍게 낯선 상자를 살피다가 익숙한 이름을 발견하고 작게 하지만 의아하게 짧은 탄성을 내뱉는다 


Lee Hyoshin. 


불과 몇 분 전에 떠올렸던 그 이름이 보낸, 
평소와 같은 편지가 아닌 소포. 


"Thank you" 
"You're welcome" 


형식적인 인사가 오간 뒤 미세스 마리온은 할 일을 마쳤다는 듯 먼저 방으로 들어가버린다 
낯설게 소포의 이름을 바라보던 라헬도 이내 한 손에 박스를 다른 한 손에 가방을 들고 계단을 오른다 

5층에 있는 방 앞에 도착해서 가방 한쪽 주머니에 넣어둔 열쇠를 꺼내 두 번 돌린다 
현관 문을 열자 어느새 방 안까지 축축한 공기가 가득차 있다 
다행히 아침에 닫아놓고 나간 창 밖으로 그새 굵어진 빗줄기가 빠른 속도로 자욱을 남기며 흘러내린다 

탁자 위에 가방과 소포를 내려놓고 벽의 난방 온도를 조절한다 
거실의 라디에이터는 꽤 빨리 뜨거워지는 편이라 방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왔을 때는 
공기에 가득했던 물기가 많이 사라져 약간 건조하게 마저 느껴진다 
그대로 욕실로 직진해서 일부러 이 빌라에 들어오기 전 설치했던 큰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아놓고 
다시 천천히 돌아와 마침내 탁자 앞에 앉는다 


탁자 위에 얌전히 올려진 채 열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가로 세로 한뼘쯤 될까 싶은 상자를 노려본다 
궁금해서 미칠 것 같은데 또 한편으로는 어쩐지 열어보는 게 겁나기도 해서 차마 열어볼 수가 없다 

평소와 다른 건, 
좋지 않은 거니까 


대체 뭘까. 


가능한 모든 상상을 해보지만 
저 상자 안에 들어 있을 만한 적당한 물건은 떠오르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상자를 집어들어본다 
들고 오면서도 느꼈지만 딱히 무게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한 손으로도 충분히 쥐고 흔들 수 있을 정도다 

살짝 귀 옆에 대고 흔들어본다 
뭔가 둔탁하게 흔들리는 소리가 나긴 하는데 그렇다고 짐작이 가능할 정도로 특별한 것은 없는 소리다 

상자를 내려놓고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쉰다 
언제까지 이렇게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만 섣불리 손이 가지 않는다 
혹시나 하고 지난번 오갔던 편지의 내용을 떠올려보지만 
소포가 도착할 거라는 어떤 암시나 또는 이 안에 들어 있을 물건을 추정할 수 있는 실마리 같은 건 생각나지 않는다 


무슨 힌트라도 있었더라면. 


조금 더 상자를 노려보기만 하면서 망설이던 라헬은 
마침내 자리에서 일어나 책상에서 칼을 꺼내와서 조심스럽게 상자를 봉하고 있는 테이프를 뜯어낸다 
상자를 열자 에어캡으로 둘둘 말린 또다른 상자와 작은 카드 하나가 들어있다 
일단 카드를 꺼내서 옆에 내려두고 대체 안의 내용물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게 몇 겹이나 싸고 있는 에어캡 사이로 
칼날을 들이대고 무엇인지 모를 내부의 물건이 다치지 않도록 살짝 살짝 칼집을 내어서 벗겨낸다 



이게 뭐야.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제 한 손에 쏙 들어올만한 작은 크기의 상자를 보고 라헬은 잠깐 멈칫한다 
반짝이는 핑크색으로 빛나는 상자 앞에 멋들어진 서체로 쓰여진 이름은 자신도 익숙한 것이다 

흔하게 알려지지 않은 향수 전문 브랜드,로 이미 조향되어 판매되는 제품 외에도 
특별하게 원하는 향을 주문하면 그 이미지에 맞추어 자신만의 향을 만들어주는 걸로 유명해서 
알음알음으로 몇몇 사람들 사이에서만 알려진 고급 샵이었다 
자신도 몇년 전 알게 된 후로 몇번인가 이 곳의 향수를 사서 쓰기도, 향을 조향해서 사용하기도 했더랬다 

그건 그런데, 

이게 어째서. 


잠깐 머뭇거리던 라헬은 조심스럽게 박스를 연다 
다이아몬드를 깎아놓은 것 같은 간결하고 우아한 보틀 또한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그것, 
그러나 보틀 앞에 쓰여진 이름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것이다 


9610. Ray 


이런 이름은 본 적이 없다 
향수를 사러갈 때마다 카탈로그를 샅샅이 살폈고 그중에 꽤 많은 향을 시향해보았지만 
일단 00 부터 시작하는 향수 넘버 중에 9천번 대의 번호는 분명 존재하지 않았다 


속을 드러낸 소포 상자와 아무렇게나 흩어진 에어캡 다발 옆에 지나치게 아름다운 향수 박스와 보틀을 나란히 놓고 
심각한 표정으로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던 라헬은 그제야 눈에 띈 듯 아까 내려놓았던 카드를 집어든다 
단정한 글씨로 '유라헬'이라고 씌여진 하얀 봉투를 열고 간결한 금빛 선이 기하학적인 문양을 그려넣은 카드를 꺼낸다 
주인의 성격을 그대로 반영한 차분한 글씨체는 평소 익숙했던 효신의 어조처럼 
미처 그 의미를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칠 정도로 짐짓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간결하다 


『 생일 축하해 』 


그제야 라헬은 제 생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걸 깨닫는다 
생일이라고 해봤자 그저 제 용돈이 입금되는 통장에 평소보다 더 큰 돈이 들어오는 날일 뿐 
축하해주는 사람이라고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에는 에스더 하나 뿐인 제 생일 같은 건 벌써 몇 년 전부터 저도 까맣게 잊고 살았다 



『 이제 어른이네 』 



뭐래. 


라헬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는다 
가끔씩 효신은 자신을 마치 어린아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곤 했다 
그래봤자 겨우 한 살 밖에 차이나지 않으면서도 말이다 
어이없이 웃으며 꼽아보니 아니나다를까 효신이 말한 대로 스무번째 생일이다 


법적으로 어른이 맞긴 하네 
어른이라니, 이제야 인정해주는 건가 


픽, 웃고 나니 조금 마음이 편해진다 
효신으로부터의 생일 축하라니, 전혀 예상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쁜 소식은 아닌 것 같다 
자꾸 배시시 나는 웃음을 반사적으로 참으면서 다음 문장을 읽는다 


『 네 생각이 났어, 이 향을 맡는데 』 


저도 모르게 다시 얌전히 제자리에 놓여있는 보틀을 바라본다 
투명한 보틀 안에 담긴 핑크와 오렌지 중간쯤으로 보이는 향수, 흰 라벨의 9610. Ray 


『 네 마음에도 들면 좋겠다 』 


그저 네 문장, 그리고 이름이 전부. 
지나치게 짧은 카드에 혹시나 다른 의미가 담겨있는 건 아닐까하고 작은 실마리라도 찾아 샅샅이 뒤지던 라헬은 
아무런 소득도 없이 카드를 내려놓고 몇번인가 망설이다가 
잘못 건드리면 금새 깨질 것 같은 얇은 유리 구슬을 잡듯이 머뭇머뭇 조심스럽게 향수 보틀을 집어든다 

자신이 생각나는 향이었다니, 어떤 건지... 예상할 수가 없다 
혹시 예상대로라면 기쁠지 아니면 아플지 자신도 모르겠다 
대체 효신에게 자신은 어떤 이미지일까 
아니 어떤 이미지로 보이고 싶었던 걸까 


망설이던 라헬은 둥글게 빛나는 뚜껑을 벗겨내고 
마침내 허공을 향해 가볍게 향수를 한 번 눌러 분사한다 


화악, 하고 화사한 향이 번져나간다 
어느새 따뜻해진 방 안 공기는 향을 단번에 흡수해버린다 

일단은 꽃향기 같은 것이 후각을 자극한다 
그다지 나쁜 것 같지는 않다 


그냥 평범한 꽃향인가보지.. 여자애라서 고른 거라면 선배 취향은 그저 그렇네요. 
라며 속으로 혀를 한번 쏙 내민 라헬은 조금 전보다는 과감하게 제 손목에 향수를 두 번 가볍게 뿌려본다 


라헬의 체향과 섞인 향수의 첫 향은 조금 전에 맡았던 꽃 향기이지만 조금 더 깊다 
팔랑거리며 날아든 나비가 앉을 것 같은 달콤하고 향긋한 꽃이 흐드러지게 핀 정원의 향기가 화사하게 피어난다 
풍성하고 소녀다운 플로랄 부케, 이게 이효신의 눈에 비친 유라헬인가?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깊이 향을 들이마신 라헬은 
다음 순간 삭,하고 둥글리듯 감싸며 바뀌는 다음 향기에 번쩍 눈을 뜬다 


타닥,하고 소리를 내며 타오르는 자작나무의 우디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도 상쾌한 나무 향은 아직 남아 있는 꽃향기와 섞여서 따스한 온기처럼 다가온다 
마치 차갑게 언 몸을 녹이려 겨울의 난로 앞에 앉아 있는 것 마냥 
향기롭고 따스한 느낌의 향기 

그리고, 


얼마나 향에 잠겨 앉아 있었던 걸까 
마침내 서서히 떠오른 마지막 향이 몸을 휘감는다 
따뜻한 솜털 이불처럼, 폭 안기고 싶어지는 머스크 
섹시한 느낌이 묻어나는 향이 더해진 마지막의 느낌은 

겨울의 찬 공기가 감히 침범해오지 못하는 따뜻한 난롯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머무르고 싶은 나른한 이불 속. 
제 몸을 감싸안는, 기대하지 않았던 따스함. 

수천개의 꽃송이도 말해주지 못할, 그 말. 
묻기도 전에 도착한 대답. 


잠시, 잠깐이지만 
차가운 바람이 잠잠해지는 것 같은, 
누군가의 온기. 


'거짓말,' 


라헬은 중얼거린다 


'대체 어디가 나랑 닮았다는 거야' 


믿을 수가 없다, 
처음엔 소녀 같다가 결국 나른하고 우아한 여성으로 변하는 
이렇게 따뜻한 향기의 대체 어디가 자신과 닮았다는 건지 
정말로 그의 눈에는 저가 이렇게 보인 걸까 


남들이 들으면 웃어요 나처럼 차가운 애한테, 
거리가 멀어도 한참이나 먼데. 
선배는 사람 보는 눈이 없어도 너무 없어. 


괜히 상대는 듣지도 못할 반박을 혼자서 투덜거려보지만 
분명 아무도 보지 않고 혼자 있는데도 붉게 달아오르는 뺨을 감출 수가 없다 

라헬은 다시 한번 향수병을 집어들어 조심스레 제 몸에 살짝 뿌려본다 
제 몸을 감싸안는 향은 조금 전에 느낀 그대로. 

크게 심호흡해서 효신이, 저를 떠올렸다는 향기를 들이마신다 


어둠 속에 반짝 하고 불빛 하나가 들어온 듯이 
심장이 덜컥 내려 앉고 잠시 시간이 멈춘 것처럼 
아슬아슬했던 세상에 연결하고 있는 끈이 조금 단단해진 기분 


그 순간, 


내내 저를 외롭게 했던 바람이 멈춘다 


라헬은 손에 들고 있던 보틀을 소중하게 꼭 쥔다 


때맞춰 도착한 생일선물, 
무엇보다 그 순간 필요했던 대답. 













"이병장님, 편지 왔지 말입니다" 
"고맙다" 


일과를 마치고 내무반 제 자리에 기대 앉아 책을 읽고 있던 효신은 막내가 전달해주고 가는 항공 우편을 받아든다 



"또 그 분입니까? 무슨 사입니까 대체?" 


옆 자리에서 아령을 들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던 맞후임이 슬쩍 효신이 든 편지를 건너다본다 
편지 봉투에 쓰여진 익숙한 이름을 확인한 효신은 대답 없이 피식 웃는다 


"후배, 아는 동생" 
"아는 동생 치고는 너무 자주 오가는 거 아닙니까?" 


무덤덤한 효신의 대답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잔뜩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최상병의 시선을 가볍게 무시하고 
효신은 관물대에서 칼을 꺼내 조심스럽게 봉투를 연다 
평소라면 몇 장이나 되는 편지지가 접혀서 꽤나 두꺼워야할 봉투가 오늘은 너무 얇은 것이 마음에 조금 걸린다 
혹시 보냈던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걸까 

라헬의 생일이 10월 즈음 이라는 걸 알고 나서 
꽤 오래 전부터 휴가를 나갈 때마다 돌아다니면서 골랐던 선물이었다 
이게 내가 발견한 너라고, 조금은 에둘러 말해주고 싶은 충동도 있었다 
마침내 발견한 가게에서 몇개의 향을 조합해 보다가 딱 이거다 싶게 꽂히는 바람에 
예전이라면 아무렇지 않게 살 수 있었겠지만 군인 월급으로는 빤한 자금 사정에도 무리해서 사고 말았다 

분명, 마음에 들어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 이제 유라헬을 알게 되었다,는 저의 지나친 자신감이었을까.. 
혹시나 실수한건가, 하고 조금 소심해진다 


아무래도 불길한 예감에 조심스럽게 편지 봉투를 열고 
한번 접히기만 한 한 페이지의 지나치게 얇은 내용물을 꺼내 열어본 효신은 
안에 쓰인 짧은 글을 확인하고 저도 모르게 소리내지 않고 활짝 웃어버린다 


『 어딜 봐서 날 닮았다는 거에요, 취향 별나 진짜. 』 


퉁명스럽기 짝이 없는 짧은 문장 한 줄 뿐이었고 
함께 첨부된 작은 스냅 사진 속 라헬은 절대 내키지 않는 듯이 향수병을 들고 뚱한 무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마음에 들었네. 


효신은 안심한다 
정말로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이런 편지 조차 보내지 않았을테니까 
아마 마음에 들었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유라헬이니까, 


재미있다는 듯 피식 웃으며 사진을 바라보고 있는 효신 쪽을 힐끔거리며 눈치 보던 최상병은 이상하다는 듯이 코를 벌름 거린다 


"뭡니까, 이 여성의 향기는?" 
"뭐?" 
"이병장님, 향수 뿌리십니까?" 


온통 남자 땀 냄새로 가득한 내무반에 향수라니, 
무슨 소린가 하고 최상병을 바라본 효신은 그제야 저도 같은 향기를 맡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리고 그 향기의 근원이 바로 자신의 손에 쥐어져있는 봉투로부터라는 것도 


유라헬, 진짜. 


효신은 더이상 장난스럽지 않게 깊은 눈매를 하고 조금 웃는다 
늘 차갑고 냉랭한 척하면서 꼭 이런 순간 한번씩 믿을 수 없게 사람을 감동시킨다 
눈 앞에 라헬이 있다면 어쩌면, 당장 끌어안았을지도 모르겠다 
분명 양털처럼 따뜻한 마음이 있으면서 늘 서툴게 모르는 척하는 고집쟁이. 
날카로운 가시 뒤에 숨은 부드러운 꽃잎, 


거봐, 네 생각이 났다니까 
이건 절대로 너의 향기. 










"나비소녀" - E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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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만이지만... 아직도 한 아이가 잘 움직여주질 않아서..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은 8-2는 아니고 이건 뭐... 딴 얘기... 
처음 이 이야기의 설정을 짤 때 떠올렸다가 마땅히 넣을 곳을 찾지 못해서 그냥 마음 속의 설정으로만 갖고 있던 이야기를 대신 써봤어 
라헬이 스무번째 생일을 맞던 해, 효신은 곧 제대를 앞뒀을 때 이야기. 
자꾸만 익숙한 향기,라는 말이 등장하는 건 이 설정 때문이었어 
라헬은 이후로 한국에 돌아와 그 샵에 가서 조향 레시피를 찾아내서 계속 이 향수를 써왔고 
화를 내는 라헬이 그 언젠가의 선물을 계속해서 쓰고 있다는 걸 안 효신은 라헬에게 쉽게 무너지고 
뭐... 그런거...랄까... 9610 은 라헬이 생일이라는 설정.. 아 단순하다 단순해... 

하지만 그래도 오래 기다려준 냔들에게 잠깐이나마 즐거움이 되었길 바래.. 
진짜.. ㅠ 곧 돌아올게 8-2는. 잊지 않고 기억해주는 냔들 고마워 ㅠㅠ 덕분에 포기 안하고 어떻게든 쓰고 있어.. 고마워







veil 1

진짜 진짜 곧 돌아오는거지? 진짜지? 
월요일 출근길에 향수 선물을 나냔이 받은 기분이야. 
둘 사이에 이런 이쁜 사연들이 차곡차곡 쌓였구나.ㅠㅠ 
잘 움직이지 않는 효신이 맴맴하고 얼른 돌아와줘. 기다릴게잉...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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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있었다!  효신이랑 라헬이 부디 만나길ㅠㅠㅠㅠ효신아 벽을 박차고 나와줘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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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사이에 이런 좋은 추억이 있으니 이젠 가까이서 행복하고 좋은 기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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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오늘 비가 와서 그런지, 이 이야기가 더욱 선명하게 또는 흐릿하게 다가온다. 흐릿하게 다가온다는건... 비를 맞으며 추웠을 라헬이가 떠올라서...하지만, 곧 효신이의 선물로 인해, 효신이의 온기로 인해 선명해진 느낌. 둘에게 이런 소소하지만 크나큰 이야기가 있다는거에 왠지 모르게 감사한 마음이다ㅠㅠㅠㅠ 그리고, 잊지 않았으니- 얼른 돌아와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다릴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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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퀄인가요? 금손냔 8-2도 기다리고 있어요... 물론 이번편도 너무 좋지만...ㅜ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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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워 냔이글은 언제나 좋다..냔이 혹시 어딘 책 출판한적없니 프로의 향기가 늘 느껴젘ㅋ... 아 진짜 라헬이와 효신이는.... 뭐라고 표현해야할지...암튼 둘은 만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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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냔을기다리며 맨날 창작방을 들락날락거렸다묘 글 고마워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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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으악으악!!!! 냔이가.왔다 ;_ ; 계속계속 기다리고 있어 ㅜㅜ 고마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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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있었어!!!! 언제라도 좋으니 오기만 와!!!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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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글 잘읽고가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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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돌아와 냔아ㅎㅎㅎㅎㅎ 기다리구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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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읽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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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아아아악 멋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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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향수라면 나도 킁킁거리며 맡아보고 싶을만큼 
 관능적인 글이었어 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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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헬이는 좋겠다 그런 향수도 선물받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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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신이에게 라헬이는 그런 존재니. 
이 녀석들은 언제 이렇게 나 몰래 썸을 타고 있었대, 으응? 
스무살 라헬이의 가슴 속 크게 뚫렸던 구멍을 메워 준 스물하나 효신이가 그립다. 
지금 도망다니느라 바쁜 이효신, 너는 어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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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ㅠ_ㅠ얼른와야해ㅠㅠㅠㅠ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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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말랑말랑 사랑스럽다. 행복해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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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pril_m